미연 언니가 장 보러 가다가 이상했다면서 이 얘기를 꺼냈어요.
강미연 골목 하나에 같은 편의점이 두 개나 있더라고요. 저러면 서로 손님을 뺏는 거 아니냐고 남편한테 물었대요.
저는 이게 제일 안 맞았어요. 손님은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붙여서 내는 건가요. 그래서 그날은 이걸 붙들고 물었어요.
먼저 이것부터 갈라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편의점에서 계산하는 돈은 그 점포에서 파는 돈이지 본사에 다 가는 게 아니래요.
대부분은 사장님이 따로 있고 간판만 빌려온 거라고 들었어요. 그걸 가맹이라고 부른다던데요. 그러면 본사는 뭘 하는 건가요. 물건을 대주고, 간판을 빌려주고, 계산대에 들어가는 전산이랑 배송을 맡는다고 했어요.
신미혜 우리는 가게에서 물건값을 내지만, 본사는 그 가게한테서 받는 거예요. 손님하고 본사 사이에 사장님이 한 분 끼어 있는 셈이죠.
들은 대로 옮기면 두 줄기라고 해요. 하나는 점포에 물건을 넘길 때 붙는 몫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점포가 남긴 것에서 정해진 비율로 받아 가는 몫이래요.
그러니까 본사 입장에서는 점포가 몇 개인가가 크다는 얘기잖아요. 한 점포에서 크게 남기는 것보다, 웬만한 점포가 많이 깔려 있는 쪽이 낫다는 거예요.
여기서 아까 그 골목 얘기가 풀렸어요. 점포가 하나 더 생기면 본사 쪽에는 받을 자리가 하나 더 생기는 건데요. 다만 그 자리에 들어간 사장님끼리는 손님을 나눠 갖게 되는 거고요. 그래서 이걸 두고 말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몇 미터 안에는 못 내게 하는 규칙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저는 여기서 또 잘랐어요. 그럼 이게 물건 파는 회사인가요, 자리 빌려주는 회사인가요?
둘 다래요. 우리나라에서 큰 데는 BGF리테일이랑 GS리테일 같은 곳인데, 이런 데는 물건을 사다가 넘기는 일도 하고 간판을 빌려주는 일도 같이 한다고 들었어요.
강미연 물건 대는 창고랑 간판 빌려주는 사무실이 한 회사 안에 같이 있는 거래요.
신미혜 방앗간이 떡도 팔고, 떡집 하겠다는 사람한테 떡도 대주는 거예요. 두 가지를 한 집에서 하는 셈이죠.
이것도 물어봤어요. 왜 자꾸 새 도시락이니 새 음료니 만들어내는 건가요. 그냥 남의 물건 갖다 팔면 편하잖아요.
남의 물건은 옆 가게에도 똑같이 있으니까 그렇대요. 자기네만 파는 걸 만들면 그건 여기 와야 살 수 있는 거고, 그런 물건에서 남는 몫이 더 크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자체 상품이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나오는 거였어요.
정리하면 이래요. 계산대에서 우리가 내는 돈은 점포 돈이고, 본사는 그 점포에 물건을 대주면서 그리고 정해진 몫을 받으면서 버는 거예요. 그래서 점포 수랑 자기네만 파는 물건 얘기가 늘 같이 나오는 거고요.
앞으로 이 회사들이 어떻게 될지까지는 저는 몰라요. 그건 저녁상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만 뉴스에서 점포 수 얘기가 나오면 그게 왜 나오는지는 이제 알겠더라고요.
강미연 간판이 같아도 주인이 다르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