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객잔에 들어오는 손님들 주머니에서 핫팩이 나와. 흔들면 따뜻해지는 거. 아침저녁으로 추워져서 다들 챙긴대. 뉴스에서도 핫팩 판매가 늘었다고 했다더라.
한 손님은 양쪽 주머니에 하나씩 넣고 왔어. 손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국을 기다리더라고.
그 손님이 국을 다 먹고 나가면서 핫팩 하나를 내 손에 쥐여줬어. 객잔 주인 손이 차 보인대.
객잔 주인 손 얘기를 전에 적었어. 부엌일로 손이 텄다고. 그 손에 핫팩이 들어오니까 따뜻했어. 작은 거 하나인데 손 전체가 녹더라고. 그날 저녁까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어.
그 얘기를 하다가 무협이 떠올랐어. 무협 고수들은 핫팩이 필요 없어.
내공을 돌리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해. 눈 덮인 산에서도 얇은 옷 하나로 버티고, 얼음물에 들어가도 멀쩡해. 폭포 수련 얘기할 때 찬물 속에서도 기운을 돌려 몸을 데운다고 했잖아. 무협 고수한텐 몸 자체가 화로야.
그래서 무협에서 고수가 추위에 떨면 그건 내공이 다했다는 신호야. 다쳤거나, 산공독에 당했거나.
무협엔 이런 장면도 있어. 추위에 떠는 사람 손을 잡고 내공을 흘려 넣어 데워주는 장면.
말 한마디 없이 손만 잡고 있는데, 상대 얼굴에 핏기가 돌아와. 그 장면은 대개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는 순간이야. 체온을 나눠주는 거니까.
손님이 핫팩을 쥐여준 게 딱 그거였어. 내공 대신 핫팩이었을 뿐이지.
그날 이후로 나도 핫팩을 몇 개 사뒀어. 추워 보이는 손님이 오면 하나씩 쥐여주려고.
국보다 먼저 손을 녹이게 해주는 거야. 그 손님이 나한테 해준 걸 다른 손님한테 돌려주는 거지. 은원 얘기할 때 은혜도 갚는 빚이라고 했는데, 이건 다른 사람한테 갚는 거야.
추운 날 누가 쥐여준 따뜻한 거 기억나면 들려줘. 그런 건 오래 남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