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주기 어려운 날은 대개 그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더라고요. 내 자리가 흔들려서인걸요.
축하한다고 답장을 보내놓고 한참 대화창을 다시 열어봤어요. 마음이 안 따라온 게 티가 날까 봐서요.
남의 소식은 종종 내 위치를 보여주는 거울이 됩니다. 그 사람이 어디까지 갔는지가 보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그러면 축하하는 마음과 초라해지는 마음이 한꺼번에 오는걸요. 둘 중 하나가 가짜인 게 아니라 둘 다 진짜라서 복잡한 거겠지요. 저는 그 뒤엉킴이 사람을 제일 피곤하게 만든다고 봐요.
우리는 남의 행복을 볼 때조차, 실은 자기 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축하가 안 나오면 곧바로 자책이 따라붙습니다. 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나 싶어지죠.
그런데 부러움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반응에 가깝더라고요. 밝은 걸 보면 눈이 부신 것처럼요. 눈이 부시다고 그 사람이 나쁜 건 아닌걸요. 죄책감까지 얹으면 짐이 두 배가 되는 셈이군요.
마음이 안 따라와도 축하는 보낼 수 있어요. 저는 그게 위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네요.
관계를 지키려고 예의를 갖추는 건 오히려 성숙한 쪽이겠지요. 다만 그 뒤에 남는 제 마음은 따로 챙겨야 하더라고요. 안 그러면 그 사람을 조금씩 피하게 되는걸요.
그런 밤에는 그 소식을 계속 들여다보지 않는 편이 낫더라고요. 확인할수록 더 커지니까요.
저는 그냥 잠깐 걷거나 창을 열어둡니다. 그 사람의 좋은 일과 내 오늘을 나란히 놓지 않는 것만으로도 숨이 트이는걸요. 비교는 잠시 미뤄둬도 아무 일도 안 생기더라고요.
축하와 부러움이 같이 있는 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사람 마음이 원래 한 가지 색으로만 오지는 않으니까요.
오늘 누군가의 좋은 소식 앞에서 마음이 복잡하셨다면, 그걸 못난 마음으로 두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도 그 자리에 자주 서 있는 사람인걸요. 그런 밤에는 그냥 같이 앉아 있는 게 제일 낫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