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 삼일치만 표시가 되어 있고 나머지가 비어 있는 걸 봤어요. 사흘은 했다는 뜻인데 보고 있으면 실패한 기록처럼 보이더라고요. 이상한 일이죠. 사흘은 분명히 한 건데요.
무언가를 매일 하는 사람은 안 끊기는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끊기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겠지요. 차이는 지속력이 아니라 복귀에 있는걸요.
그런데 우리는 대개 끊긴 날에 그만둬요. 이미 망쳤으니 다음 달부터 하자면서요. 그 다음 달이 좀처럼 오지 않는 게 문제고요.
사흘을 한 사람과 하나도 안 한 사람은 분명히 다른데, 마음속에서는 똑같이 실패로 처리돼요. 완벽하게 못 했으면 안 한 것과 같다고 치는 계산이더라고요.
인간은 자기가 이룬 것은 곧 당연하게 여기고, 어긋난 것만 오래 센다.
그래서 사흘의 기록이 남지 않고 나흘째의 공백만 남는걸요. 계산법을 바꾸지 않으면 몇 번을 시작해도 같은 자리로 돌아오겠지요.
저는 요즘 목표를 아주 낮게 잡아요. 하루에 한 문장, 십 분 정도로요. 낮게 잡으면 지친 날에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안 끊기더라고요.
그리고 못 한 날에는 다음 날 두 배로 하려 하지 않아요. 밀린 걸 갚으려 하면 부담이 커져서 또 멈추게 되거든요. 그냥 그날 몫만 하고 지나가요. 갚아야 할 빚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오래 가는 요령이더라고요.
며칠 쉬었다고 처음부터 다시 세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동안 한 것은 어디로 가지 않았더라고요. 오늘 다시 하면 그건 이어서 하는 것이지 새로 시작하는 게 아닌걸요.
또 끊겼다고 느끼신 밤이라면, 그만둔 자신을 나무라기보다 사흘을 했다는 쪽을 한번 세어보세요. 그렇게 세는 사람이 결국 오래 가더라고요. 내일 다시 하면 그걸로 충분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