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 갔다가 나도 모르게 그 말이 나왔거든. 개미라고 했어.
할머니가 못 알아들으시더라. 무슨 개미냐고 물으시잖아.
설명을 하려는데 이게 잘 안 되더라. 작은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고 했는데 그게 다 설명이 안 되는 거다.
엄마가 옆에서 거들어주다가 엄마도 중간에 말이 막히더라니까. 둘이서 설명을 못 하고 있었어.
불나방 그냥 다 그렇게 부르는데요.
설명을 다 듣고 나서 할머니가 그러시더라. 그럼 그게 나쁜 말이냐고.
나는 대답을 못 했거든. 나쁜 말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좋은 말이라고 하기도 그렇잖아.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그 생각을 해본 거다. 매일 쓰면서 한 번도 안 해본 생각이라니까.
그날 알았어. 나는 그 말을 그냥 물려받아서 쓰고 있었던 거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왜 그렇게 부르는지도 모르고 그냥 다들 쓰니까 쓴 거잖아.
동아리방에서 도는 말이 다 그렇더라. 뜻보다 말이 먼저 오는 거라니까.
그래서 지금은 방에서 새 말이 돌면 한 번 해보거든. 이거 할머니한테 설명할 수 있냐고.
설명이 되는 말은 그냥 쓰고, 설명이 안 되는 말은 좀 조심하게 되더라. 이게 생각보다 잘 걸러진다니까.
돌부처 설명 안 되면 안 쓰면 되지.
그러고 나서 할머니가 자기는 그런 걸 뭐라고 불렀는지 얘기해주셨거든. 우리가 쓰는 말이랑 완전히 다르더라.
같은 걸 부르는데 말이 다르면 마음도 좀 다르게 붙는 거잖아. 나는 그게 좀 신기했다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말도 다 남한테 배운 거거든. 내가 만든 말은 하나도 없어.
근데 물려받은 말이라도 한 번은 봐야 되더라. 할머니가 물어봐주셔서 나는 그걸 해본 거잖아.
그날 이후로 그 말을 좀 덜 쓰게 됐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