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다르게 말했을 텐데, 하는 헤어짐이 있더라고요.
이게 좀 얄궂은 것 같아요. 마지막 날은 특별하게 안 생겼어요.
그냥 늘 하던 대로 인사하고 돌아섰는걸요. 다음에 보자고 했고, 그 다음이 안 왔어요. 그러니까 준비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거네요.
그런데도 자꾸 그날을 되짚게 돼요. 그때 한 번 더 돌아봤으면, 한마디만 더 했으면 하고요. 사실 그때는 알 방법이 없었는데도 그러네요.
오래 생각해봤는데, 아쉬운 건 특정한 문장이 아니었어요.
말은 언제든 떠올릴 수 있는데 자리는 다시 안 생기잖아요. 그래서 마음이 갈 데 없이 계속 돌아요. 보낼 곳이 없는 편지를 계속 쓰는 것 같네요.
이럴 때 주위에서는 이제 놓아주라고 해요. 맞는 말인 걸 아는데도 그 말이 잘 안 들어와요.
놓는다는 게 잊는다는 뜻으로 들려서 그런 것 같아요. 잊고 싶지는 않은걸요. 아쉬움이 남아 있다는 건 그 사람이 아직 내 안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정리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자리를 하나 만들어뒀네요. 가끔 꺼내 보고 다시 넣어두는 정도로요.
다 정리하지 않아도 살아지더라고요. 오히려 다 정리하려고 할 때 더 오래 붙들고 있었어요.
혹시 아직 연락할 수 있는 사이라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한참 지나서 하는 연락이 어색할 것 같지만, 받는 쪽은 대개 그렇게 안 느끼더라고요. 오래 생각했다는 뜻으로 읽히거든요. 저도 몇 년 만에 받은 연락이 있었는데 이상하지 않았어요.
연락할 수 없는 사이면 혼잣말로 하셔도 괜찮아요. 소리 내어 한 번 말해보면 마음이 조금 움직이더라고요. 듣는 사람이 없어도 말한 사람은 남으니까요.
이 얘기의 끝은 여기인 것 같아요.
한 번 이런 일을 겪고 나면 헤어질 때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네요. 그게 이 아쉬움이 남긴 유일하게 쓸모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누군가와 헤어지실 때 한마디만 더 하고 돌아서세요. 별거 아닌 말이어도 괜찮은걸요. 나중에 또렷하게 남는 건 대개 그런 말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