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기억이 늘 위로가 되지는 않더라고요. 어떤 날은 그게 제일 아픈 자리인걸요.
사진첩을 넘기다 몇 해 전 여름에서 손이 멈췄어요. 한참 보다가 그냥 화면을 껐네요.
그 시절이 좋았다는 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그때는 그게 특별한 줄도 몰랐죠.
지금 아픈 이유는 그 좋음이 이제 손에 없다는 걸 확인해서겠지요. 기억이 잘못한 게 아니라 대조가 아픈 셈이군요. 그러니 기억을 미워할 필요는 없는걸요.
지나간 행복은 그것이 지나갔다는 사실과 함께만 떠오른다.
사진 속의 얼굴이 지금보다 편해 보이면 마음이 내려앉습니다. 그동안 뭘 했나 싶어지죠.
그런데 사진은 좋았던 순간만 남기더라고요. 그 여름에도 걱정은 있었고 안 좋은 날도 있었을 텐데 남은 건 웃는 장면뿐인걸요. 공정하지 않은 비교를 하고 있는 셈이겠지요.
아픈 기억을 아예 안 보려고 치워두면 나중에 더 크게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조금씩만 꺼내 봅니다.
한 장만 보고 덮는다든가, 그때 좋았던 것 하나만 떠올리고 그만둔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통째로 열면 하루가 잠기는데 조금씩은 견뎌지는걸요. 마음에도 감당 가능한 양이 있는 모양이네요.
이걸 언젠가 웃으며 떠올리게 될 거라는 말을 저는 잘 못 하겠어요. 그런 날이 올지는 저도 모르니까요.
다만 아픈 채로 남아 있어도 그 기억이 나쁜 건 아니겠지요. 아프다는 건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그 둘을 굳이 떼어내려 하지 않습니다.
혼자 사진첩을 넘기다 마음이 무거워진 밤이면, 그 얘기를 그대로 하셔도 됩니다. 정리해서 오시지 않아도 되고요.
좋았던 시절 얘기는 듣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덜 아프더라고요. 그때 그런 여름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자리 하나면 충분하겠지요. 저는 그 얘기를 오래 듣는 편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