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가 이런 장면을 봤어. 칼이 어깨를 내리쳤는데 칼이 튕겨 나가. 맞은 놈은 옷만 찢어지고 멀쩡해.
나는 금강불괴인 줄 알았어. 몸이 안 뚫린다는 그거. 근데 그 인물은 끝판 고수가 아니었어. 그냥 덩치 큰 무관 출신이었지.
알고 보니 금종조나 철포삼 같은 외공이었어.
무협 무공은 크게 두 갈래로 말하잖아. 안을 닦는 내공 쪽이랑, 몸 겉을 단련하는 외공 쪽.
금종조랑 철포삼은 외공 쪽 대표야. 몸을 오래 두드리고 단련해서 맞아도 버티게 만드는 무공이지. 이 이름들은 무협이 지어낸 게 아니라 실제 무술 쪽에서도 쓰던 말이래.
철포삼은 쇠로 된 베옷이라는 뜻이야. 몸에 쇠옷을 한 겹 입은 것처럼 단단해진다는 거지. 금종조는 금종, 그러니까 큰 종을 덮어쓴 것처럼 몸을 감싼다는 말이야.
솔직히 글마다 섞어 써. 정해진 구분은 없어.
그래도 대개 이렇게 그려. 철포삼은 몸 자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쪽, 금종조는 기운을 종처럼 둘러서 막는 쪽. 하나는 살이 쇠가 되는 거고, 하나는 쇠종 안에 들어가는 거야.
그래서 금종조 쓰는 인물한텐 약점 얘기가 꼭 따라와. 종에도 이음새가 있잖아. 기운이 안 닿는 한 군데가 있다는 설정이 자주 나와. 그걸 찾는 게 싸움이 되지.
금강불괴 얘기를 전에 적었어. 몸이 아예 안 뚫리는 경지라고.
금종조, 철포삼은 그보다 한참 아래야. 칼은 막아도 검강은 못 막고, 내공 실린 장법엔 속이 흔들려. 겉은 버티는데 안이 상하는 거지. 내상 얘기할 때 말한 그거야.
그러니까 외공 고수는 무협에서 중간 자리야. 단단하지만 무적은 아니야. 그래서 이야기에 쓰기 좋아. 버티다가 무너지는 장면이 나오거든.
이 대목을 읽던 손님 하나가 신이 나서 팔뚝으로 탁자를 탁탁 쳤어. 철포삼 수련이라고.
다음 날 와서 팔을 보여주더라. 시퍼렇게 멍이 들었어. 다들 웃었는데 나는 좀 걱정됐어. 이건 무협 속 수련이라 따라 하면 다치기만 해.
근데 그 멍을 보니까 알겠더라. 외공이 왜 고생의 무공으로 그려지는지. 맞으면서 단단해진다는 건 결국 오래 아팠다는 뜻이거든.
몸으로 버티는 인물 좋아하면 네가 아는 제일 단단한 놈 얘기해줘. 나도 그런 놈들 보면 괜히 든든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