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창문을 닦다가 그러더래요. 이렇게 넓은데 어디 하나 우는 데가 없다고요.
저도 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유리를 밀어서 펴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던데요.
박예슬 눌러서 펴는 게 아니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신미혜 물 위에 띄우면 저절로 평평해지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모래 같은 걸 아주 높은 열로 녹인대요. 그러고는 그 녹은 걸 다른 녹은 금속 위에 띄운다던데요.
무거운 쪽이 아래로 깔리고 유리가 그 위에 뜨는데, 물 위에 기름이 퍼지듯 저절로 넓게 펴진대요. 그대로 식히면 평평한 판이 되고요.
신미혜 국 위에 기름이 저절로 고르게 퍼지는 것과 같은 셈이죠.
저는 그 말에 그림이 그려졌어요. 사람이 편 게 아니라 저절로 평평해지게 해 둔 거였어요.
이 대목이 저는 제일 뜻밖이었어요.
그 녹이는 가마는 한 번 불을 붙이면 몇 해를 안 끈다던데요. 끄면 안에 있던 게 굳어 버려서 다시 쓰기가 어렵대요.
박예슬 그럼 주문이 줄어도 계속 돌려야 하는 거잖아요.
그렇대요. 앞에서 포스코가 불을 못 끈다는 말이 걸려서 알아본 글이 있잖아요. 여기도 같은 사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들어 놓고 쌓이는 때가 생긴다고요.
이것도 앞에서 본 결이었어요.
유리는 무겁고 잘 깨지니까 멀리 실어 보내기가 어렵대요. 그러면 옮기는 값이 많이 들고 깨지는 것도 나오고요.
앞에서 시멘트가 무거워서, 골판지가 부피가 커서 멀리 못 간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도 같은 자리라던데요. 그래서 공장 가까운 데로 팔고 지역이 나뉜다고요.
마지막에 하나 더 들었어요. 같은 판유리라도 가는 자리가 다르대요.
집이나 건물에 들어가는 쪽이 있고, 차에 들어가는 쪽이 있다던데요. 차에 들어가는 건 더 까다롭게 만들어야 한다고요. 앞에서 도료 회사가 어디에 발리느냐로 갈린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결이 그거랑 같대요.
요새는 두 장 사이에 공기를 넣어 열이 덜 오가게 만든 것도 많다고 들었어요. KCC글라스 같은 이름이 나왔는데, 어느 집이 어느 쪽에 기대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녹인 걸 띄워서 저절로 평평해지게 만든다는 것, 가마를 한 번 붙이면 몇 해를 못 끈다는 것, 그래서 주문이 줄어도 계속 돌려야 한다는 것, 무겁고 깨져서 멀리 못 보낸다는 것, 그리고 건물용과 차용이 다르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창문을 볼 때 하나는 생각해요. 이건 눌러서 편 게 아니라 띄워서 된 거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