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에 꽃 향이라고 적혀 있으면 갸웃하시죠. 커피에서 꽃 냄새가 난다니 이상하니까요.
꽃을 넣은 게 아니에요. 그 향이 우리가 아는 꽃 향과 비슷하다는 뜻이에요.
커피 향은 종류가 아주 많은데 이름이 따로 없어요. 그래서 이미 아는 것에 빗대어 부르는 거예요. 자몽 같다, 홍차 같다, 재스민 같다 하는 식으로요.
한 손님이 한 모금 드시고 이거 홍차 아니냐고 물으셨어요. 봉지에 적힌 설명에 홍차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 표현이 정확했던 거예요.
커피나무가 원래 자란 곳이 거기예요. 그래서 품종이 아주 다양해요.
물로 씻어낸 쪽은 맑고 차 같은 결이 나와요. 열매째 말린 쪽은 딸기나 블루베리 같은 단 향이 세게 올라오고요.
여기서 오해가 제일 많이 생겨요.
에티오피아 원두를 드시고 시다고 하시는 분이 계세요. 그런데 그건 상해서 나는 신맛이 아니라 과일에 있는 산미예요. 레몬이나 자몽을 먹었을 때의 그 결이요.
익숙하지 않으면 낯설게 느껴지는 게 당연해요. 저도 처음엔 이게 커피인가 싶었어요. 지금은 이 결이 좋아서 계절마다 찾아요.
이 원두는 옅게 볶은 걸 만나실 가능성이 높아요.
향을 살리려고 그렇게 하는 거예요. 진하게 볶으면 그 꽃 향이 다 타서 없어져요. 그러면 굳이 이 원두를 쓸 이유가 없어지고요.
그래서 우유를 넣어 드시기에는 잘 안 맞아요. 우유가 그 섬세한 향을 다 덮거든요. 블랙으로 드실 때 값을 해요.
에티오피아 원두는 진하게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향을 맡는 커피에 가까워요.
물을 조금 뜨겁게, 굵기는 평소보다 조금 굵게 잡아보세요. 향이 잘 열려요.
그리고 뜨거울 때 한 모금, 좀 식은 다음에 한 모금 드셔보세요. 식으면서 향이 바뀌는 게 이 원두의 재미예요. 다른 원두보다 그 변화가 커요.
혹시 산미가 싫으셨던 기억이 있으시면 한 번 더 시도해보셔도 좋아요. 그때 드신 게 잘못 내린 커피였을 수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