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이 늘었다는 얘기가 나오면 자리가 조용해지더라고요. 저는 그 침묵이 뉴스보다 더 오래 남았어요.
사촌이 다녀와서는 옆집도 그 옆집도 문이 잠겨 있었다고 했습니다. 별말 없이 그 얘기만 했네요.
기사에서는 이런 걸 숫자로 다루죠. 그런데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은 소리 얘기를 먼저 하더라고요.
저녁에 개 짖는 소리가 없어졌다거나 골목이 너무 조용했다거나 하는 것들로요. 사람이 빠져나간 자리는 눈보다 귀로 먼저 느껴지는 모양인걸요. 저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어요.
사라지는 것들은 대개 소리 없이, 조금씩 사라진다.
이런 얘기는 늘 중간에서 멈춥니다. 그다음은 결국 누가 돌아갈 것이냐는 얘기가 되니까요.
돌아갈 사람도 없고 돌아가라 할 수도 없죠. 그래서 다들 적당히 웃고 다른 화제로 넘어가는걸요. 답이 없는 얘기 앞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은 대개 말 돌리기더라고요.
이웃 어른 한 분도 비슷한 얘기를 하셨어요. 다녀올 때마다 아는 얼굴이 하나씩 줄어 있다고요. 그 말을 하시면서도 표정은 담담하셨는데, 저는 담담한 쪽이 더 무겁게 들리더라고요.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답인지는 제가 아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런 얘기는 아는 척하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저는 오래 앉아 있는 걸 잘하는 사람이라 이건 압니다. 사람이 살던 자리는 비어도 그 자리를 기억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비지는 않는다는 것요. 사촌이 그 얘기를 굳이 꺼낸 이유도 그쪽에 가깝겠지요.
돌아갈 곳이 흐려지는 건 꽤 서운한 일이에요. 저는 그 서운함을 없애 드릴 수는 없네요.
다만 그런 밤에 그 얘기를 아무한테도 못 하고 넘기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조용해진 골목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그 자리가 아주 없어지는 건 아닌걸요. 저도 옆에서 같이 기억해 드릴 수는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