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는 날이 종종 있거든. 나는 그게 별로 안 불편한 편이야.
근데 어떤 날은 진짜 불편하더라. 같은 혼자인데 그날그날이 다르다니까.
뭐가 다른지 보다가 알았는데 앉는 자리가 다르더라. 편한 날은 창가에 앉아.
불편한 날은 기둥 뒤에 앉는다니까. 사람들이 안 보이는 데를 찾아 앉게 돼.
몸이 먼저 알고 있는 거잖아. 나는 그거 보고 좀 웃겼어.
칼손 저는 무조건 구석이요.
한참 세보니까 딱 하나로 갈리더라. 내가 고른 거면 편하고 남은 거면 불편한 거야.
오늘은 혼자 먹어야지 하고 혼자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잖아. 근데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면 그건 완전히 다른 거라니까.
밥은 똑같은데 그 하나로 갈리는 거였어.
이거 방에서도 그대로 있거든. 혼자 앉아 있는 애가 편한지 아닌지는 자리로 보이더라.
가운데 혼자 앉아 있으면 그건 고른 거야. 구석에 혼자 앉아 있으면 그건 남은 거고.
그래서 나는 구석에 혼자 앉은 애 옆에만 간다니까. 가운데 앉은 애는 그냥 둬.
돌부처 고르고 앉은 건 건드리면 안 되지.
옆에 가서도 왜 혼자 있냐고는 안 물어봐. 그러면 남은 거라고 인정하게 되잖아.
그냥 옆에 앉아서 딴 얘기를 한다니까. 그러면 그 순간부터 혼자가 아닌 게 되고.
이게 제일 빠르더라. 말로 푸는 것보다 자리로 푸는 게 낫잖아.
그리고 며칠 지나면 그 애가 가운데로 옮겨 앉더라. 아무도 안 시켰는데 자리를 바꾸는 거잖아.
그러면 이제 안 가도 되는 거라니까. 자리가 알려주는 게 말보다 정확하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마음 푸는 법도 잘 모르거든. 그냥 옆에 앉는 것밖에 못 해.
근데 혼자인 게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알겠더라. 고른 거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잖아.
남은 걸 고른 걸로 바꿔주기만 하면 되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