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책을 말려서 가져오시며 어쩔 줄 몰라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물어내야 하느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시더군요. 그렇게까지 무서워하실 일이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건 이겁니다. 그냥 반납함에 넣지 마시고 사람한테 주십시오.
망가진 걸 모르고 서가에 꽂으면 다음 분이 그 책을 받죠. 그리고 그분이 뒤집어씁니다. 저희는 언제 그렇게 됐는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앞서 남의 밑줄이 거슬릴 때를 적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곤란한 자리죠.
말씀해주시면 거기서 끝납니다. 숨기면 다른 사람 일이 되죠.
정도에 따라 갈립니다.
저희가 고칠 수 있는 것. 살짝 찢어졌거나 표지가 떨어진 정도는 고칩니다. 수선 도구가 있고 그게 일 중 하나예요. 이런 건 그냥 받고 끝나죠. 고쳐서 쓸 수 있으나 티가 나는 것. 읽는 데 지장이 없으면 대개 넘어갑니다. 못 쓰게 된 것. 물에 크게 젖어 부풀었거나, 쪽이 뜯겨 나갔거나, 낙서가 심한 경우죠. 이때는 변상 얘기가 나옵니다.
무섭게 들리는데 실제로는 단순하죠.
같은 책을 사서 가져오시는 게 기본입니다. 같은 판으로요. 돈으로 내는 것보다 이쪽이 대개 쌉니다. 절판이면 값을 내십니다. 관마다 기준이 있고, 정가 기준인 곳이 많습니다. 그 책은 대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새 책을 넣으셨으니 망가진 건 폐기 처리하고 드립니다. 이걸 모르셔서 그냥 두고 가시는 분이 많죠.
앞서 책을 잃어버렸을 때 변상을 적었는데, 절차는 그쪽과 같습니다.
가장 많은 경우라 따로 적겠습니다.
말리시되 펴서 세워 말리십시오. 덮어두면 쪽이 붙죠. 드라이기로 말리지 마십시오. 종이가 상하죠.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눌러두십시오. 마른 뒤에 하시면 부푼 게 좀 잡힙니다. 그래도 가져오셔서 보여주십시오. 저희가 보고 판단합니다. 생각보다 살릴 수 있는 게 많거든요.
빌려 가신 책을 지키는 법도 적어두죠.
가방에 물병과 같이 넣지 마십시오. 제일 흔한 사고입니다. 밥상 옆에 두지 마십시오. 두 번째로 흔하고요. 아이와 반려동물 손이 닿는 데 두지 마십시오. 이건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이 마음을 압니다. 혼날 것 같으시죠.
저희는 혼내지 않습니다. 책은 쓰라고 있는 물건이고 쓰면 상합니다. 일 년에 상해서 바꾸는 책이 꽤 되고, 그건 그만큼 읽혔다는 뜻이기도 하죠.
망가진 책보다 곤란한 것은, 망가진 줄 모르고 다음 사람에게 간 책이다.
말린 자국은 남았지만 읽는 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대로 받았습니다.
나가시면서 몇 번이나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게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