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저녁 먹고 나서 이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뉴스에 쿠팡 이름이 또 나왔대요. 물건 파는 데인 줄 알았는데 남의 물건 자리만 빌려주는 데라는 말도 있더라던데요.
저는 그게 헷갈렸어요. 문 앞에 상자가 오면 그게 그 회사 물건이라고만 생각했잖아요. 둘 중에 뭐가 맞나요? 아니면 둘 다 하는 건가요? 그래서 이번에도 처음부터 물었어요.
언니가 영상에서 들은 대로 옮겨 줬어요. 한쪽은 회사가 직접 물건을 사다가 자기 창고에 쟁여 두고 되파는 방식이래요. 그러면 그 물건은 팔리기 전까지 회사 것이잖아요. 다른 한쪽은 남이 파는 물건을 자기 자리에 올려 주고, 팔리면 얼마쯤 떼어 받는 방식이라는데요.
신미혜 장터로 치면 좌판을 직접 벌이는 사람이랑 장터 자리세 받는 사람이 한 몸인 거예요.
저는 바로 되물었어요. 그럼 물건이 안 팔리면 어느 쪽이 손해인가요? 거기서 갈린대요. 사다 놓은 건 안 팔려도 회사가 안고 있어야 하고, 자리만 빌려준 건 남의 물건이니 회사는 자리세를 못 받을 뿐이라고요. 앞서 편의점 회사를 알아볼 때도 비슷한 갈래가 나왔잖아요. 누구 물건이냐에 따라 누가 위험을 지느냐가 달라지는 거고요.
위험을 안는 쪽이 손해 아닌가요? 남의 물건만 올려 주면 편할 텐데요.
강미연 그래야 다음 날 아침에 문 앞에 갖다 놓을 수 있다더라고요.
이 대목에서 좀 알겠더라고요. 주문을 받고 나서 물건을 구하러 다니면 그 시간을 못 맞추잖아요. 미리 사다가 동네 가까운 창고에 갖다 놔야 밤에 실어서 아침에 놓을 수 있는 거고요. 빠르게 갖다 주려면 물건을 자기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어요.
신미혜 김장 담글 때 배추를 미리 마당에 들여놓는 거랑 같은 거예요. 그날 아침에 사러 가면 늦는 셈이죠.
그게 돈이 아주 많이 드는 일이래요.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고 사람을 두고, 그걸 여러 군데 해 놔야 하니까요. 그런데 한번 깔아 두면 뒤에서 따라 하기가 어렵다는데요.
저는 그 말이 인상 깊었어요. 남들이 못 따라오는 자리를 만들려고 일부러 무거운 쪽을 골랐다는 거잖아요. 가벼운 쪽만 하면 시작은 쉬운데 남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거고요. 어느 쪽이 나은지가 아니라 어느 쪽을 골랐느냐 하는 얘기인 거예요.
또 하나 물었어요. 회원으로 다달이 돈을 내면 배송이며 영상이며 묶어서 준다잖아요. 그건 왜 그런 건가요?
한번 그렇게 묶어 놓으면 다른 데를 잘 안 가게 된다고 들었어요. 이미 낸 게 아까워서 여기서 더 시키게 되고요. 그러니까 그 돈 자체보다 자주 오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는데요. 저는 그 설명이 제일 솔직하게 들렸어요.
두 방식 중에 어느 쪽이 얼마나 큰지, 창고를 어디에 얼마나 두는지는 회사가 다 밝히지는 않는대요.
강미연 영상에서도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다고 하더라던데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저희가 알아볼 수 있는 건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까지잖아요.
정리하면 이래요. 직접 사다가 되파는 쪽이랑 남의 물건 자리를 내주는 쪽이 한 회사 안에 같이 있어요. 빨리 갖다 주려면 물건을 미리 쥐고 있어야 해서 창고를 여러 군데 깔았고, 그게 무거운 대신 따라 하기 어려운 자리가 됐고요. 회원비는 자주 오게 만드는 쪽에 가깝대요.
앞으로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는 저녁상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상자가 올 때 그게 누구 물건이었는지는 이제 갈라 볼 수 있게 됐어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잖아요.
신미혜 좌판이냐 자리세냐만 갈라도 절반은 아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