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라고 적힌 봉지를 들고 오셔서 꿀 들어간 커피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예요. 꿀을 넣은 게 아니라 가공하는 방법의 이름이거든요.
커피 열매에서 씨를 꺼낼 때 과육을 얼마나 벗기느냐가 갈려요. 다 벗기고 씻으면 워시드, 통째로 말리면 내추럴이죠. 허니는 그 사이예요. 과육을 일부만 남기고 말려요.
그때 남은 과육이 끈적하게 씨앗에 붙어 있어요. 그 모양이 꿀 같아서 붙은 이름이에요.
봉지에 색깔 이름이 같이 적혀 있는 걸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색이 진해질수록 손이 많이 가고 실패 위험도 커져요. 그래서 값도 그쪽이 비싼 편이에요.
이 방식이 이 나라에서 널리 자리 잡은 데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농장들이 작아요. 대신 자기 농장 안에서 직접 가공하는 곳이 많아요. 큰 공장에 넘기지 않고 스스로 처리하니까 방법을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같은 나라 원두인데도 농장마다 결이 꽤 달라요. 봉지에 농장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래서고요.
대체로 깔끔한데 단맛이 확실해요. 균형이 잘 잡힌 쪽이에요.
산미가 있긴 한데 케냐처럼 세게 오지는 않아요. 단맛이 받쳐주니까 튀지 않죠. 그래서 산미가 부담스러운 분도 대개 거부감 없이 드세요.
저희 가게에서는 손님이 뭘 고를지 모르겠다고 하실 때 종종 내드려요. 실패가 적은 자리에 있는 원두예요.
허니는 재료 이름이 아니라 만드는 방법 이름이에요. 이거 하나만 알면 봉지가 훨씬 잘 읽혀요.
특별한 요령은 없어요. 평소 하시던 대로 하시면 돼요.
다만 단맛이 장점인 원두라 물을 너무 뜨겁게 하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온도가 높으면 쓴맛이 앞에 서서 그 단맛이 가려져요.
봉지에 허니나 옐로우 같은 말이 적혀 있으면 사진 찍어서 물어보셔도 돼요. 뜻은 알려드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