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원두 설명을 보면 대개 무난하다고 적혀 있어요. 그게 좀 심심하게 들리시죠.
이 말이 왜 칭찬인지는 여러 원두를 드셔보시면 알게 돼요.
향이 화려한 원두는 처음엔 재미있는데 매일 마시기엔 피곤해요. 진하게 볶은 원두는 든든한데 향이 단순하고요. 콜롬비아는 그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안 기울어요.
세 가지가 다 중간이라 어디에 놓아도 어색하지 않아요. 그래서 가게에서 늘 한 자리를 차지해요.
여러 원두를 드셔보시고 결국 매번 이걸로 돌아오시는 단골이 계세요.
한 번은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어요. 질리지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오래 남았어요.
새로 들어온 원두는 손님들이 한두 번 드셔보고 마세요. 그런데 이 원두는 매일 드시는 분이 계속 계세요. 놀라게 하는 원두랑 오래 마시는 원두는 다르더라고요.
이게 실용적으로 제일 큰 장점이에요.
블랙으로 드셔도 되고 우유를 넣어도 돼요. 드립도 되고 에스프레소도 되고 콜드브루로 담가도 무너지지 않아요. 산미가 튀지 않아서 우유에 넣어도 어긋나는 맛이 안 나거든요.
집에 원두를 한 종류만 두시겠다면 저는 이쪽을 권해드려요. 실패할 데가 적어요.
콜롬비아는 재배 지역이 넓고 오래 해온 나라라 품질이 고르게 나와요.
물로 씻어내는 방식을 주로 써서 결점이 잘 걸러지고요. 그래서 어디서 사시든 크게 어긋나는 경우가 드물어요. 처음 원두를 사보시는 분한테 안전한 이유가 그거예요.
일 년 내내 어딘가에서 수확이 이어지는 것도 이유예요. 신선한 걸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요.
매일 마시는 커피는 뛰어난 것보다 안 지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특별한 요령은 없어요. 그게 이 원두의 성격이에요.
평소 하시던 대로 내리시면 돼요. 다만 너무 진하게 볶은 걸 고르시면 이 원두의 단맛이 가려져요. 중간 정도로 볶은 걸 고르시면 캐러멜 같은 결이 잘 나와요.
늘 드시는 원두가 있으시면 뭔지 말씀해주세요. 왜 거기로 돌아오시는지 같이 짚어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