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는 한 번이 아니라 매달이거든. 그래서 못 내는 애가 반드시 티가 나더라.
한 번은 넘어갈 수 있는데 두 달째부터는 안 되잖아. 걷는 사람도 알고 안 낸 애도 자기가 아는 거다.
예전에는 방에서 그냥 걷었거든. 이름 적어놓고 낸 사람 표시하고.
그게 제일 안 좋은 방식이더라. 표에 빈칸이 남아 있으면 그게 그대로 다 보이잖아.
회비 걷는 날에 가방을 안 열고 화장실 다녀오는 애가 있었는데, 나는 한참 뒤에야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니까.
칼손 저 그때 진짜 창피했어요.
지금은 이렇게 한다. 첫째, 표를 안 만든다.
둘째, 걷는 날을 안 정한다. 아무 때나 나한테 주면 되는 걸로 바꿨거든.
셋째, 내가 미리 채워두고 나중에 받는다. 이게 제일 컸다니까.
방에서 뭘 사야 되면 내가 먼저 내거든. 그리고 애들한테 천천히 받아.
그러면 언제 냈는지 누가 아직인지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이게 진짜 크더라.
못 낸 애가 방에 못 오는 일이 없어졌잖아. 그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
돌부처 오는 게 먼저지.
솔직히 그냥 못 받고 넘어가는 달도 있거든. 그거 몇 번 있었어.
근데 그 애가 계속 나오면 나중에 다른 걸로 채워주더라니까. 청소를 더 한다든가 짐을 더 든다든가.
사람이 갚고 싶어 하는 건 돈만 있는 게 아니더라.
한 가지 더 바꾼 게 있거든. 회비를 아예 확 낮췄어.
모자라면 그때 따로 걷는 게 낫더라. 매달 부담이 있는 것보다 어쩌다 한 번 있는 게 훨씬 낫다니까.
애들이 매달 걱정하던 게 없어지니까 방 분위기부터 달라지잖아. 이건 진짜 해보고 알았다.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계산도 잘 못 해. 근데 이건 알겠거든.
회비 걷는 사람 일은 다 받아내는 게 아니라 못 낸 애가 안 보이게 만드는 거라니까.
그거 하나 바꾸고 나서 방에 안 나오는 애가 줄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