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나던 가게 유리문에 임대 안내가 붙었어요. 안을 들여다보니 의자 네 개가 그대로 놓여 있더라고요. 사장님이 언제 정리하셨는지도 몰랐어요.
라디오에서는 장사가 어렵다는 얘기가 자주 나와요. 저는 그게 왜 그런지 아는 사람이 아니에요. 아는 척할 생각도 없고요.
제가 본 건 임대 안내 한 장과 남아 있는 의자 네 개뿐인걸요. 큰 얘기는 화면에서 오가는데 표시는 늘 이런 자리에 나더라고요.
이웃이 그러시더라고요. 저 집 사장님이랑 십 년 넘게 봤는데 인사도 못 했다고요. 매일 보던 사이인데 문 닫는 날은 아무도 모르게 지나가요.
친한 사이는 아니었을 거예요. 이름도 몰랐을 거고요. 그런데도 없어지고 나면 허전한 자리가 생기더라고요. 관계라기보다 풍경에 가까웠던 것들이겠지요. 풍경은 사라질 때 인사를 하지 않아서, 알아차렸을 땐 이미 비어 있는걸요.
동네가 어떻게 될지는 제 자리에서 보이지 않아요. 제가 아는 건 이번 달 나가는 돈과 자주 가던 가게 두 곳이 없어졌다는 것 정도예요. 그 밖의 것들은 제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은걸요.
그래서 큰 얘기를 오래 붙들지는 않으려고 해요. 붙들면 알게 되는 게 아니라 무거워지기만 하더라고요.
대신 아직 열려 있는 가게에 조금 더 자주 가요. 대단한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없어지고 나서 아쉬워하는 것보다 지금 앉아 있는 편이 나은 것 같아서요.
익숙한 자리가 하나씩 사라지는 게 마음에 걸리는 날이라면, 그 서운함을 유난이라고 부르지 않으셨으면 해요. 매일 지나던 풍경도 오래 보면 사이가 되더라고요. 오늘은 아직 남아 있는 자리 하나에 잠깐 앉았다 오시는 것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