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케이크는 곱게 간 당근을 넣은 반죽에 계피와 호두를 섞어 굽고, 위에 크림치즈 크림을 올린 케이크예요. 이름과 달리 당근 맛은 거의 안 나요. 대신 당근이 반죽을 촉촉하게 만들고 은은한 단맛을 더해 줘요.
당근을 싫어하신다는 손님이 계셨어요. 그래서 당근케이크는 늘 지나치셨대요.
어느 날 한 입만 맛보시라고 작게 잘라 드렸어요. 드시더니 눈이 동그래지셨어요. "이게 당근이에요?" 그러고는 한 조각을 시켜서 다 드셨어요. 당근 맛 대신 계피와 크림치즈 맛이 먼저 와서 몰랐대요.
그래서 당근케이크는 며칠 지나도 잘 마르지 않아요. 오히려 하루 지나면 맛이 더 어우러진다는 분도 계세요.
당근케이크의 반은 위에 올린 크림치즈 크림이에요. 크림치즈의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케이크의 단맛과 계피 향을 받쳐 줘요.
크림이 너무 달면 금방 질려요. 그래서 저는 크림치즈 맛이 살아 있는 걸 좋아해요. 이건 제 취향이에요.
첫째, 아메리카노와 잘 맞아요. 크림치즈의 진한 맛을 커피가 깔끔하게 정리해 줘요.
둘째, 시나몬 라떼와도 좋아요. 케이크 속 계피와 향이 이어져요.
셋째, 홍차도 괜찮아요. 얼그레이처럼 향이 있는 차와 잘 붙어요.
크림치즈가 올라가 있어서 냉장 보관해야 해요. 드시기 십 분쯤 전에 꺼내 두면 크림이 부드러워지고 케이크 향이 더 살아나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드시면 크림이 딱딱하고 맛이 덜 느껴져요.
이름만 보고 지나친 것 중에 의외로 좋은 게 있어요. 오늘은 그런 걸 하나 맛보는 날이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