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넣어둔 물건 하나가 삼 주째 그대로 있어요. 살까 말까 하다가 창을 닫고, 다음 날 또 열어보고요. 큰돈도 아닌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더라고요.
결정을 미루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미루는 동안 마음은 계속 그 일에 걸려 있거든요. 결정하지 않은 채로 두는 것도 힘을 쓰는 일인걸요.
그리고 오래 미루면 어느 순간 상황이 대신 정해줘요. 자리가 없어지거나 때가 지나거나요. 내가 고르지 않으면 시간이 고르는 셈이겠지요.
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개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에요. 틀리면 안 된다는 마음 때문이더라고요. 최선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선택지도 부족해 보이니까요.
우리는 선택한 것보다 선택하지 않은 것을 더 오래 생각한다.
이 말이 맞아요. 그래서 고르고 나서도 안 고른 쪽을 계속 돌아보게 되죠. 그 돌아봄이 무서워서 아예 안 고르고 버티는 날도 있고요.
저는 요즘 두 가지를 갈라봐요. 되돌릴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요. 되돌릴 수 있는 일이면 빨리 정하고, 아니면 시간을 들이는 식이에요.
그렇게 갈라놓고 보면 오래 붙들고 있던 일들이 대개 되돌릴 수 있는 쪽이더라고요. 몇 주를 쓸 만한 일이 아니었던 거죠. 무거운 건 결과가 아니라 못 정한 채로 버티는 시간이었던 셈인걸요.
이상하게도 사람은 정한 뒤에 이유를 만들어요. 완벽한 이유를 찾고 나서 정하는 게 아니라요. 그러니 이유가 다 모이기를 기다리면 영영 못 정하는걸요.
오래 붙들고 계신 게 있다면 오늘은 그중 제일 작은 것 하나만 정해보셨으면 해요. 잘 고르는 것보다 붙들고 있는 시간이 더 사람을 지치게 하더라고요. 정하고 나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쪽이 대개 답에 가깝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