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애가 몇 달 전에 갑자기 안 나왔거든. 마지막에 온 날 특별한 일도 없었어. 평소처럼 앉아 있다 갔다니까.
단톡방에도 말이 없어지고, 며칠 지나니까 아예 조용해지더라. 그때 애들이 나한테 물어봤어. 연락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의견이 갈렸어. 이럴 때 우리 방은 늘 셋으로 갈린다니까.
불나방 그냥 전화해. 받으면 다행이고 안 받으면 마는 거지.
칼손 나 같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돌부처 기다려.
한참 떠들다가 결론은 이렇게 냈어. 한 번만 짧게 보내고 그다음엔 안 보내기로. 잘 지내냐고만.
답장은 안 왔어. 그래도 애들이 그 뒤로 그 얘길 안 꺼내더라.
웃긴 게, 그 애 자리에 아무도 안 앉았어.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다들 피해서 앉더라.
한 명이 그 자리에 앉으려다가 멈칫하는 걸 봤거든. 그러고 옆으로 가더라. 나는 그거 보고 좀 뭉클했다니까.
그러다 어느 날 문이 열리고 그 애가 들어왔어. 방 안이 잠깐 조용해졌지.
근데 아무도 어디 갔었냐고 안 물어봤어. 불나방이 제일 먼저 한 말이 웃겼다니까.
불나방 야, 앉아. 오늘 자리 좋네.
그 애가 자기 자리에 앉았어. 비어 있던 그 자리에.
그 애가 그동안 뭘 했는지 나는 아직도 몰라. 안 물어봤으니까.
몇 주 지나서 자기가 조금씩 말하더라. 안 나온 이유도 한 줄로 말하고 넘어가고. 그거면 됐다고 본다니까. 캐물었으면 그 애 다시 안 왔을걸.
나는 뭘 어떻게 하라고는 못 알려주는 애야. 근데 자리를 비워두는 건 할 수 있거든. 안 나오는 애가 있어도 우리는 그 자리 안 치운다.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