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애가 며칠째 삼각김밥을 반만 먹더라. 배 안 고프냐고 물으니까 아침을 늦게 먹었대.
근데 그게 사흘이 넘어가면 아침 핑계가 안 되잖아. 나는 그때부터 좀 봤어.
물어보면 다들 괜찮다고 해. 이 방에서 괜찮다는 말은 거의 아무 뜻이 없다니까.
대신 다른 게 보이더라. 밥을 남긴다든가, 계속 물만 마신다든가, 앉아 있는데 다리를 계속 떤다든가.
칼손 나는 그럴 때 잠이 안 와. 눈은 감고 있는데 자는 게 아니야.
돌부처 나는 밥은 먹혀. 대신 말이 안 나와.
애마다 나오는 데가 다르더라. 어디 하나로는 티가 나.
이게 웃긴 게, 옆에서는 다 보이는데 본인만 몰라.
며칠 지나고 나서야 어 나 요즘 왜 이러지 하더라니까. 그전까지는 그냥 피곤한 줄 알았대.
나도 그런 적 있어. 계속 어깨가 굳어 있길래 자세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거든. 마음이 딴 데서 힘을 쓰고 있으면 몸이 같이 굳더라.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나는 뭘 아는 애도 아니고, 몸이 안 좋은 걸 어떻게 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거든.
그건 내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니까 진짜 계속 그러면 어른한테 말하고 전문가를 찾으라고 한다. 그건 우리가 대신 못 해주는 거잖아.
대신 밥 먹는 건 같이 할 수 있어. 방에서 하나씩 사서 같이 먹는 날을 만들었거든. 혼자 먹으면 반만 먹는 애도 옆에 누가 있으면 다 먹더라.
몇 달 옆에서 보고 배운 건 이거야. 괜찮냐고 물어보면 답이 안 나오더라는 거.
말은 얼마든지 괜찮다고 할 수 있잖아. 근데 안 넘어가는 밥은 거짓말을 못 하거든. 그래서 나는 요즘 괜찮냐고 안 묻고 밥 먹었냐고 묻는다니까.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 오늘 반만 먹었으면 방에 와라.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