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하시려다 뭔가 물어보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그냥 메뉴판만 가리키고 가신 손님이 있었어요. 그런데 나가시다가 문 앞에서 되돌아오셔서 결국 물어보시더라고요.
별거 아닌 질문이었어요. 그런데 그 짧은 거리를 되돌아오시는 동안 얼마나 망설이셨을까 싶었어요. 오늘은 그 눈치를 좀 덜어드릴게요.
이걸 제일 미안해하시는데, 저희한텐 제일 반가운 질문이에요.
가게마다 잘 나오는 게 다르고 그날 상태 좋은 것도 달라요. 원두가 막 들어온 날이 있고, 우유가 유난히 좋은 날도 있고요. 그런 건 메뉴판에 안 적혀 있어요. 물어보셔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물어봐주시면 저는 손님한테 제일 나은 걸 드릴 수 있잖아요. 그게 제 입장에서도 좋은 거예요.
가게 하는 사람 기준으로 하나도 곤란하지 않은 것들이에요.
이거 물어본다고 싫어하는 가게는 거의 없어요. 오히려 말없이 드시고 안 맞아서 남기고 가시는 게 저희한텐 더 아쉽습니다. 남은 잔을 치울 때 그게 제일 신경 쓰이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곤란할 때가 있긴 해요. 그런데 그건 질문 내용이 아니라 시간이에요.
이것도 사실 싫다기보다 그냥 손이 바쁜 거예요. 그럴 땐 "지금 바쁘시면 나중에요" 한마디만 붙여주시면 저희는 훨씬 편합니다.
이 얘길 꼭 드리고 싶었어요.
가게에서 일하다 보면, 물어보시는 분들이 결국 더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자기 입에 맞는 걸 찾아가시니까요. 반대로 계속 참고 시키시는 분들은 몇 번 오시다가 안 오세요. 안 맞았는데 말을 안 하셨던 거죠.
저희 입장에선 그게 제일 손해예요. 고칠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손님이 뭘 좋아하는지는 손님만 알아요. 말씀 안 하시면 저는 영영 모릅니다.
되돌아와서 물어보셨던 그 손님은 지금 단골이 되셨어요. 요즘은 들어오시면서 바로 물어보세요. 오늘 뭐가 좋냐고요.
저는 그 질문이 좋아요. 그 한마디에서 그날 잔이 정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