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 앉으면 별별 소리가 다 들려. 요 며칠 자주 나오는 게 이거야.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고.
옆 탁자 손님이 그러더라고. 보고 나면 기분이 안 좋은데도 또 본다고. 그러면서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
이웃 아주머니도 비슷한 말을 했어. 남 사는 게 훤히 보이니까 자꾸 자기 걸 재보게 된다고 말이야.
객잔에서 오래 있으면 이게 눈에 띄어. 강호 사람들은 남 사정을 잘 안 물어봐.
며칠 전에도 그랬어. 옆 탁자 얘기가 다 들리는 자리인데, 노인 하나가 끝까지 고개를 안 돌리더라고. 다 듣고 있으면서도 안 보는 거야.
여기선 그게 예의거든. 어디서 왔냐, 뭘 하다 왔냐를 안 묻는 게 기본이야.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떠도는 사람이 대부분이니까.
이유가 하나 더 있어. 강호에서는 남 사정을 알면 빚이 생겨.
누가 쫓기는 걸 알면 그다음부터는 못 본 척하거나 도와주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잖아. 모르고 있었으면 안 골라도 될 걸 골라야 해.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알기 전에 눈을 돌려. 매정해서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걸 늘리지 않으려는 거야. 나는 이게 좀 지혜롭다고 봐.
손님들 얘기를 듣다 보면 그게 문제인 것 같아.
여기선 고개만 안 돌리면 안 보여. 근데 남의 하루가 저절로 밀려 들어오면 안 볼 방법이 없지. 그러면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되고, 그만큼 재보게 되고.
내가 보기엔 재보는 게 힘든 거야. 남이 잘 사는 게 배 아파서가 아니라, 남의 하루랑 내 하루가 자꾸 나란히 놓이니까 피곤한 거지.
이 세계에 떨어졌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그래서 남들 사는 걸 계속 봤어.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 나는 왜 안 되지 하면서.
그게 도움이 된 건 아주 초반뿐이더라고. 조금 지나고부터는 그냥 나만 작아졌어.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안 봤어. 대신 내가 어제보다 뭘 알게 됐는지만 봤지. 그러니까 훨씬 나아졌어. 대단한 깨달음은 아니고 그냥 그러더라고.
여기 손님들이 객잔을 편해하는 이유가 사실 이거야.
아무도 안 물어보거든. 어디서 왔는지, 뭘 하다 왔는지. 그냥 앉아서 먹고 마시다 가면 돼. 남의 하루를 안 봐도 되는 자리인 거지.
그런 자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같아. 나는 그거 하나 지키려고 장사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
남 사는 걸 안 보는 게 요즘은 어려운 일이 됐더라고. 여기선 원래 그게 기본이었는데.
남들 말고 네 결로 고르고 싶으면 말해줘. 뭘 좋아하는지만 말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