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손님이 흘린 걸 대신 닦아주신 분이 계셨어요. 그분이 고맙다고 인사하시니까, 이쪽 손님이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고 세 번을 말씀하시더라고요.
보면서 저도 좀 웃었어요. 저도 똑같이 그러거든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볼게요.
말 뜻만 보면 그래요. 고맙다는 말을 아니라고 하는 거니까요.
물론 겸손하려고 하시는 말인 거 알아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씁니다. 그런데 인사한 쪽에서 보면 건넨 게 되돌아온 셈이에요. 잘 안 받아주셨다는 느낌이 남아요.
고마움도 주고받는 거예요. 받아야 오간 게 됩니다.
가게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고맙다는 말을 들어요. 처음엔 저도 아니에요만 했는데, 몇 해 하다 보니 답이 바뀌었어요.
지금은 이렇게 말해요.
짧고 쉬운 말인데 오가는 게 달라져요. 아니에요를 쓰면 대화가 거기서 끊기는데, 이 말들은 한 번 더 이어져요.
왜 어색한지 생각해봤는데, 저는 이런 이유였어요.
내가 그렇게까지 한 게 아닌 것 같아서요. 별거 안 했는데 큰 인사를 받으면 빚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얼른 아니라고 해서 없던 걸로 만들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그건 제 기준이잖아요. 고맙다고 하신 분한테는 그게 도움이 됐던 거고요. 그 판단은 그분 몫이에요. 제가 대신 깎을 일이 아니더라고요.
이것도 같이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마음은 있는데 말이 안 나와서 못 하고 지나가는 거요.
저는 늦게라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지난번에 그거 고마웠다고요. 시간이 지나서 꺼내면 오히려 더 오래 기억하거든요. 받는 쪽에서는 그걸 계속 갖고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고맙다는 말은 유통기한이 없어요. 늦게 꺼내도 상하지 않아요.
그날 컵 치우면서 제가 그랬어요. 아니에요 말고 다행이에요, 라고 해보시라고요.
웃으시더니 다음에 오셨을 때 저한테 써보셨어요. 제가 우산 챙겨드린 날이었는데, 고맙다는 말에 다행이에요 하시더라고요. 어색해하시면서요.
몇 번 하면 안 어색해져요. 저도 그랬어요. 받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오늘 누가 고맙다고 하시면 한 번만 그대로 받아보세요. 그거 받아도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