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하고 등을 끄면서 오늘도 끝이라고 소리를 낸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열람실이었어요. 제 목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들렸습니다.
그 뒤로 제가 혼잣말을 꽤 한다는 걸 알게 됐죠.
머릿속에만 있는 생각은 계속 맴돕니다. 소리를 내면 한 번 밖으로 나갔다가 귀로 다시 들어오죠. 그 왕복 사이에 정리가 됩니다.
물건을 찾을 때 이름을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더군요. 이상한 습관이 아니라 꽤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다만 부쩍 늘었다면 신호로 볼 만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그대로인데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그 말이 안에 고이거든요.
고인 말은 혼잣말로 새어 나옵니다. 그러니 혼잣말이 문제가 아니라 말할 자리가 줄어든 게 먼저인 거죠.
열람실에서도 소리 내어 읽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조용히 해달라고 말씀드려야 하지만, 저는 그분들이 왜 그러시는지 압니다. 소리를 내야 문장이 붙잡히거든요.
말은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태어난다. 닿지 못한 말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무슨 말을 소리 내는지 한 번 들어보세요. 스스로를 나무라는 말이 많은지, 다음에 할 일을 정리하는 말이 많은지요.
정리하는 혼잣말은 도구입니다. 나무라는 혼잣말은 오래 두면 습관이 되죠. 같은 말을 몇 년 하면 그게 나에 대한 설명처럼 굳어지더군요.
혼잣말을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어요. 나이 드신 분들이 혼잣말이 많은 건 이상해져서가 아니라 들어줄 사람이 줄어서인 경우가 많더군요. 순서를 바꿔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저는 폐관할 때 하는 말을 바꿔봤습니다. 오늘도 끝이 아니라 오늘은 여기까지로요. 별것 아닌데 나가는 발걸음이 달라졌어요.
누가 안 듣는 말이라도 내가 매일 듣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문장은 내가 고르는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