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기 십 분 전에 들어오신 분이 있었어요. 나가려던 건 두 시간 전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옷은 진작 입었는데 현관까지 가는 데 그만큼 걸렸대요. 저는 그 말이 남의 얘기 같지 않았거든요.
이걸 자기 탓으로 돌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나는 왜 이렇게 느리냐고요.
그런데 그 두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신 게 아니거든요. 앉았다 일어나고, 뭘 챙겼다가 다시 놓고, 창밖을 보고, 그러다 또 앉으셨겠죠. 몸은 계속 움직이는데 문 쪽으로만 안 가는 거예요.
저는 그게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마음이 안 넘어가서라고 봐요. 몸은 준비가 됐는데 나가는 쪽으로 마음이 안 기운 거죠.
가게에서 보면 이게 사람마다 다르더라고요.
그냥 나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슬리퍼에 티셔츠 차림으로 들어오세요. 그런 분들은 나오는 데 오 분이 안 걸리시겠죠.
반대로 나올 때마다 챙길 게 많은 분들이 계세요. 옷을 고르고, 머리를 만지고, 뭘 들고 나갈지 정하고요. 그러면 나가는 게 하나의 일이 돼요. 일이 되면 미루게 되고요.
이건 성격 문제라기보다 밖에 나갔을 때 누굴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정도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제 방법이 정답은 아닌데 그냥 적어볼게요.
세 번째가 제일 잘 먹히더라고요. 오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준비할 게 늘어나거든요. 십 분이면 그냥 나가면 되잖아요. 그리고 나가고 나면 대개 십 분보다 오래 있게 되더라고요.
저도 쉬는 날에 나가려다가 못 나간 적이 여러 번이에요.
옷까지 입고 앉아 있다가 그냥 벗은 날도 있고요. 그런 날은 이상하게 더 피곤해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하루를 쓴 것 같거든요. 나가느냐 마느냐로 하루 종일 저울질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안 나갈 거면 일찍 정해버려요. 오늘은 안 나간다고 정해두면 그 뒤로는 편하더라고요. 결정을 미루는 게 안 나가는 것보다 더 지치는 일이에요.
문 닫기 십 분 전에 오신 그분한테 저는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늦게라도 나오셨으니 오늘은 나오신 거라고요.
웃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사실 안 나올 뻔했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십 분이 아깝지 않았어요. 어차피 정리하고 있었고, 그분은 두 시간을 이기고 오신 거니까요.
밤늦게까지 여는 가게가 있으면 좋은 게 그거예요. 준비가 늦어져도 갈 데가 남아 있잖아요. 오늘 나가기로 해놓고 아직 앉아 계시면, 저희는 열한 시까지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