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시면서 혼자 여행 다녀오셨다는 손님이 있었어요. 누구랑 갔냐고 안 물어봤는데 먼저 말씀하시더라고요. 혼자 갔다고요.
그런 얘기가 요즘 부쩍 자주 들려요. 저는 여행을 잘 안 다니는 사람이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릅니다. 카운터에서 들은 것만 적어볼게요.
예전에는 혼자 갔다는 말을 좀 조심스럽게 하셨어요.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그랬다는 식으로요.
요즘은 그냥 말씀하세요. 오히려 좋았다는 얘기를 먼저 하시고요. 한 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누구 눈치 안 보고 자고 싶을 때까지 잤어요." 그 말투가 변명이 아니라 자랑이었어요.
둘이 갔다 온 얘기랑 혼자 갔다 온 얘기는 결이 다르더라고요.
혼자 다녀오신 분들은 안 한 것을 말씀하세요. 일정을 안 짰다거나 유명한 데를 안 갔다거나요. 저는 그게 재미있었어요. 여행 얘긴데 뭘 했는지가 아니라 뭘 안 했는지가 남는 거잖아요.
이 얘기가 제일 오래 남아요.
사진을 잔뜩 찍어 오셨는데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신대요. 혼자 가끔 열어본다고요.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더니, 보여주기 시작하면 그 여행이 남 얘기가 되는 것 같아서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 마음을 좀 알 것 같았어요. 어떤 건 나눠야 커지고 어떤 건 나누면 작아지잖아요.
라디오를 틀어놓고 마감하다 보면 혼자 다니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가 나와요. 이웃 가게 사장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고요.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그런 건 제가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에요. 다만 가게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달라지는 건 확실히 느껴집니다.
혼자 다녀온 얘기를 편하게 하시는 게, 저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가게에도 혼자 오시는 분들이 훨씬 늘었어요. 예전엔 혼자 들어오시면서 두리번거리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냥 들어와서 앉으세요.
그거 하나만 봐도 뭔가 바뀌긴 바뀐 것 같아요. 저는 그 변화가 반갑습니다. 혼자 온 손님이 편한 가게가 결국 오래 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