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닌 곳을 떠날 때, 그 마지막 인사가 제일 어렵더라고요.
카운터에 서 있으면 알아요. 오늘이 마지막인 분은 평소랑 좀 다르시거든요.
앉는 자리를 한 번 둘러보시고, 평소보다 오래 계세요. 어떤 분은 한 잔을 더 시키세요. 그러다 결국 아무 말도 안 하고 나가시고요.
전에 매일 오시던 분이 그러셨어요. 빈 잔 두 개가 남아 있었고, 그 뒤로 안 오셨어요. 나중에 다른 손님한테 이사 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이게 말주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 번째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인사를 안 하면 적어도 그 결과는 안 보게 되잖아요.
이 얘기는 꼭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남는 쪽에 있어봤거든요.
인사 없이 사라진 손님이 있으면 한동안 문 열릴 때마다 쳐다봐요.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닌지, 제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고요. 그게 꽤 오래가요.
한마디만 해주고 가신 분은 안 그래요. "저 다음 주에 이사 가요" 그 한 줄이면 충분해요. 그러면 저는 그날 인사를 하고 마음이 정리돼요.
인사는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한테 더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멋있게 하려니까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어떻게 다 담겠어요.
그냥 사실만 말해도 돼요. 언제 그만둔다, 여기 좋았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저는 손님한테 그 이상 들어본 적이 별로 없는데도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짧게 쓰셔도 되고요. 계산할 때 한 줄만 남기고 가신 분도 계셨어요. 그것도 오래 남더라고요.
그것도 괜찮아요. 저는 그런 손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다들 사정이 있으니까요. 마지막 날인 줄 모르고 나왔을 수도 있고요. 그럴 땐 나중에라도 한 번 들르시면 돼요. 늦은 인사도 인사거든요. 오히려 더 반가워요.
혹시 지금 그만두려는 자리가 있으시면, 오늘 한 줄만 준비해두세요. 그 한 줄이 두 사람 마음을 다 정리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