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반도체 얘기가 나오면 영상을 여러 개 이어서 봐요. 저는 옆에서 밥을 먹다가 이상한 걸 느꼈어요. 만든 사람이 다 다른데 나오는 항목이 똑같더라고요.
세 개를 보고 나니까 저도 외워졌어요. 네 가지가 돌아가면서 나왔어요.
박예슬 그럼 그 네 가지가 뭔데요? 순서대로 말해봐요.
제일 먼저 나오는 얘기가 이거였어요. 쓰겠다는 곳은 조금씩 늘었다 줄었다 하는데, 만드는 쪽은 공장 단위라 한 번에 크게 늘어난대요. 공장 하나 세우는 데 몇 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신미혜 손님은 한 그릇씩 늘어나는데 밥은 한 솥씩 안치는 셈이에요. 딱 맞추는 게 원래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 남을 때가 오면 값이 내려앉고, 모자랄 때가 오면 반대가 된다던데요. 언제 그렇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대요.
두 번째로 늘 나오는 게 이거였어요. 이걸 사 가는 큰 곳이 아주 많지 않대요. 그래서 그중 한 곳이 이번엔 덜 사겠다고 하면 바로 크게 흔들린다고요.
셋째는 환율이었어요. 물건은 밖으로 나가고 셈은 다른 나라 돈으로 하니까, 같은 물건인데 손에 들어오는 게 달라진다던데요.
넷째는 값을 우리 마음대로 못 정한다는 얘기였어요. 비슷한 물건을 여러 곳이 만드니까 값이 바깥에서 정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이웃 언니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언니가 웃었어요. 매번 다른 사건이 터진 것 같은데 설명은 늘 같지 않냐고요. 저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박예슬 그럼 그 네 개는 사건이 아니라 그냥 그 업종 생김새라는 거예요?
그렇게 들었어요. 새로 생긴 이유가 아니라 원래 있던 성질이라, 흔들릴 때마다 그 목록이 다시 불려 나온다던데요. 다만 이번엔 그중 뭐가 크게 작용했는지,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HBM이 뭔지 알아본 날, 배 한 척에 왜 몇 년이 걸리는지 알아본 날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어요. 오래 걸리고 크게 짓는 일은 다 이런 식으로 출렁이더라고요.
지금이 그중 어디쯤인지는 저는 몰라요. 저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흔들리는 이유의 목록까지지, 그 다음은 아니래요. 저는 오늘도 들은 것만 놓고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