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을 쏟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저번에도 같은 자리에서 그러셨던 분이에요.
닦아드리는 동안 혼잣말처럼 그러시더라고요. 저 왜 이러죠.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볼게요.
먼저 제 얘기부터 할게요. 저는 가게에서 같은 걸 계속 틀려요.
우유를 제자리에 안 갖다 놓고, 그래서 다음에 또 찾아요. 뜨거운 거 시키신 분한테 얼음 컵을 꺼내요. 마감하고 뒷문 잠그는 걸 잊어서 다시 올라간 적도 여러 번이에요.
몇 해를 했는데도 그래요. 그래서 저는 이게 사람이 덜 돼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아요.
혼내는 걸로는 안 고쳐지더라고요. 대신 자리를 보면 보여요.
세 개 다 제 정신력 문제가 아니라 배치 문제였어요. 자리를 바꾸니까 그날부터 안 틀렸어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건 대개 그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신호예요.
그 자리가 테이블이 조금 기울어져 있었어요. 저는 몰랐어요.
손님이 두 번 쏟으시고 나서야 컵을 올려놓고 봤는데, 아주 조금씩 굴러가더라고요. 그날 받침을 하나 괴었어요. 그 뒤로 그 자리에서 쏟는 분이 없어요.
두 번 다 손님이 미안해하셨어요. 그런데 미안할 사람은 저였어요.
이건 제가 오래 걸려서 배운 거예요.
또 그랬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면 그 순간엔 정신이 번쩍 들어요. 그런데 다음번에 안 틀리게 되지는 않아요. 대신 그 일을 할 때마다 긴장하게 돼요. 긴장하면 더 틀려요.
그러니까 자책은 실수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리는 쪽으로 가요. 저는 이걸 몇 년 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또 그러고 나면 저는 스스로한테 이렇게 물어봐요. 왜 또 그랬지가 아니라, 뭐가 이렇게 되어 있길래 또 그랬지 하고요.
같은 말 같은데 다른 답이 나와요. 앞엣것은 나를 보게 하고 뒤엣것은 자리를 보게 하거든요. 그리고 대개 고칠 수 있는 건 자리 쪽이에요.
사람은 잘 안 바뀌는데 자리는 오늘 바꿀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자리를 봐요.
물론 자리를 아무리 봐도 안 되는 것도 있어요. 저는 사람 이름을 계속 못 외워요. 그건 몇 년째 그대로예요.
그런 건 고치는 대신 인정하고 방법을 만들어요. 저는 단골손님 특징을 메모해둬요. 이름은 여전히 못 외우는데, 그분이 늘 시키시는 건 알아요. 그걸로 대신하는 거예요.
그 손님한테도 그랬어요. 또 그러셨어도 괜찮다고요. 저도 그날 두 번 틀렸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