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어. 중간에 놓은 이야기를 다시 잡겠다고 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펴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되냐면, 앞부분은 이미 아니까 재미가 덜해. 재미가 덜하니까 또 접어. 그렇게 앞부분만 세 번쯤 읽고 그 작품을 아예 놓게 되지.
나도 이거 여러 번 했어. 그러다 순서를 바꿔봤더니 훨씬 잘 붙더라고.
다시 잡을 때 제일 먼저 할 건 어디서 접었는지 찾는 거야. 그리고 그 지점의 앞 두어 편만 봐.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 접은 자리를 찾으면 대체로 왜 접었는지도 같이 나와. 인물이 갑자기 늘어났거나, 싸움이 길어졌거나, 주인공이 답답하게 굴었거나.
이유를 알면 넘길지 말지를 정할 수 있지. 모르면 또 같은 데서 접어.
앞부분을 다시 읽는 대신 나는 세 줄을 적어. 아까 말한 셋이야.
이 세 줄이면 어지간한 이야기는 다시 붙어. 나머지 인물은 나오면 그때 다시 알면 되고, 정말 중요한 인물이면 작품이 알아서 설명해줘.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모든 작품을 다 끝낼 필요는 없어.
접었다는 건 그 시점에 안 맞았다는 뜻이거든. 그때 안 맞은 게 지금은 맞을 수도 있고, 계속 안 맞을 수도 있어. 두 번 시도해서 안 붙으면 그냥 놓아주는 게 나아.
끝내지 못한 게 쌓이면 새 작품을 잡을 때도 마음이 무거워져. 그게 제일 손해야. 읽는 건 숙제가 아니잖아.
경험상 이런 건 다시 붙기 쉬워.
반대로 인물이 계속 늘어나고 판이 계속 커지는 이야기는 한 번 놓으면 다시 붙기 어려워. 그런 건 처음부터 안 끊고 가는 게 나아.
나는 접은 게 스무 개쯤 돼. 그중에 다시 붙은 건 서너 개고. 그거면 괜찮다고 생각해. 다시 붙은 서너 개가 다 좋았거든.
지금 붙잡고 못 나가는 게 있으면 말해줘. 계속 갈지 놓을지부터 같이 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