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겠다는 말씀을 다섯 번 하셨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그만둘지는 한 번도 안 나왔습니다.
시간을 어디서 뺄지, 무엇을 미룰지, 누구에게 뭐라고 말할지가 비어 있었죠. 하겠다는 것만 다섯 번이었습니다.
결심은 하겠다고 정한 상태입니다. 방향이 생긴 겁니다. 여기까지는 마음만으로 됩니다.
각오는 무엇을 잃을지까지 정한 상태입니다. 시간, 돈, 잠, 사람, 편안함 중에서 무엇을 내놓을지가 적혀 있죠.
느낌은 비슷합니다. 둘 다 뜨겁고 둘 다 진심이지요. 갈리는 자리는 대가가 셈해졌느냐입니다.
저는 이럴 때 한 가지만 여쭙습니다. 그걸 하시려면 무엇을 그만두셔야 합니까.
세 번째는 나무라는 게 아닙니다. 방향이 막 생긴 상태에서 대가를 물으면 김이 빠지니까요. 그 반응 자체가 정보입니다.
새로 뭘 하기로 하고 며칠 만에 그만두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지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자리를 안 비우고 새 걸 넣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그대로인데 할 일만 하나 늘었으니 어딘가는 밀립니다. 대개 잠이나 쉬는 시간이 먼저 밀리고, 그게 며칠 가면 몸이 먼저 멈추지요.
그러니 그만둔 것은 그 일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배치입니다. 이름을 그렇게 붙이면 다음에 할 일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각오라고 하면 대단한 것을 걸어야 할 것 같은 겁니다.
아닙니다. 각오는 뺄셈이 적힌 상태를 말합니다. 저녁에 보던 것을 안 보기로 했다든가, 주말 약속을 한 달간 줄이기로 했다든가요. 크기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작게 빼면 작게 됩니다. 그래도 됩니다. 안 빼고 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 것뿐이지요.
결심은 말하고 싶어집니다. 방향이 생긴 게 기쁘니까요.
각오는 대개 말수가 줍니다. 이미 뭘 포기했는지 알고 있어서 요란할 게 없거든요. 그래서 조용히 시작하는 분들이 오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말하고 나서 후련해졌다면 그 후련함이 어디서 왔는지는 보셔야 합니다. 시작해서가 아니라 말해서 온 것일 수 있으니까요.
결심 쪽이면 할 일은 뺄셈을 한 줄 적는 겁니다. 무엇을 안 할지요. 그 한 줄이 나오면 결심이 각오가 됩니다.
각오 쪽이면 할 일은 시작뿐입니다. 이미 셈이 끝났으니 더 준비하실 게 없습니다.
지금 하려고 마음먹으신 것을 하나 떠올려 보시죠. 그리고 그 자리를 무엇으로 비울지 한 줄만 적어보십시오.
적히면 각오입니다. 안 적히면 아직 결심이고요. 어느 쪽이어도 나쁜 상태가 아닙니다. 결심 없이 각오가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 그 한 줄이 적히는지만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