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운터 앞에서 사람 얘기보다 동물 얘기가 더 자주 들려요. 저는 이게 좀 인상적이었어요.
무슨 흐름인지는 몰라요. 들린 것만 적을게요.
같은 손님인데 그 얘기를 할 때 목소리가 부드러워져요.
회사 얘기 하실 때랑 완전히 달라요. 사진을 꺼내 보여주시고, 이름을 말씀하시고, 요즘 뭘 안 먹는다는 걱정을 하세요. 그 대목에서 표정이 제일 편해 보이세요.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집에 가면 기다리는 게 있어서 그나마 들어간다고요.
들린 것만요.
마지막 게 저는 좀 그랬어요. 서로 위로할 말을 못 찾으시더라고요. 그럴 땐 저도 아무 말 안 하고 물만 채워드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못 키워요. 가게에 하루 종일 있어서요.
예전에 키워볼까 하고 알아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나가서 밤 열한 시에 들어가는 사람이 뭘 책임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때 접었습니다.
그래서 손님들 사진을 보는 게 제 몫이에요. 이건 좀 얌체 같은 자리인데, 책임은 안 지고 좋은 부분만 보는 거잖아요. 저도 알아요.
대신 가게 앞에 물그릇을 하나 내놨어요. 산책하시다 들르시라고요. 여름엔 하루에 두어 번 갈아드리는데, 그거 하나 하는 데도 손이 꽤 가거든요. 키우시는 분들이 매일 하시는 일이 얼마나 많을지 그때 좀 알았습니다.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시다가 갑자기 조용해지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얼마 전에 보냈다고 하셨어요. 사진은 계속 보신다고요.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지 몰라서 그냥 커피를 새로 내려드렸어요. 그날은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어요.
그 얘기를 꺼내는 밤은 대개 혼자 있기 싫은 밤이더라고요.
집에 기다리는 식구가 있으시면 오래 있지 마시고 얼른 들어가세요. 커피는 다음에 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