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된 책을 찾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다른 도서관에서 빌려와 드렸더니 두 손으로 받아 가시더군요.
그렇게 받으시는 분은 흔치 않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오래 기억합니다.
책이 절판되면 없어진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이미 찍힌 책들은 세상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도서관에도 있고 헌책방에도 있어요. 다만 새로 만들지 않을 뿐입니다. 그 차이를 알고 나면 찾는 방법이 달라지더군요.
상호대차라고 부르는 절차가 있습니다. 우리 관에 없으면 다른 관에서 가져다 드리는 거죠.
절판된 책도 이 방법으로 꽤 구해집니다. 시간은 며칠 걸리지만요. 그러니 없다는 말을 듣고 바로 포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들은 대개, 아무도 찾지 않아서 조용해진 것뿐이다.
절판된 책을 펴면 지금 안 쓰는 표현들이 나옵니다. 처음엔 걸리는데 몇 장 지나면 그게 재미가 되더군요.
지금 나온 책들은 지금의 말로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편하지만 결이 다 비슷해요. 오래된 책은 그 균일함 바깥에 있습니다.
전부 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은 책도 분명히 있어요.
그럴 때는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그 책이 다루던 주제로 다른 문을 찾아드릴 수는 있죠. 같은 질문을 다룬 책은 대개 여러 권 있으니까요.
두 손으로 받아 가신 그분 덕분에 그 책은 다시 한 번 읽혔습니다. 몇 년 만에요.
책이 계속 만들어질지 아닐지는 제가 정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오늘 그 책을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은 제가 할 수 있어요. 무엇을 계속 읽을지는 결국 읽는 사람들이 정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