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아들이 보던 영상 얘기를 하는데, 코인 장부는 바깥에서 벌어진 일을 스스로는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인터넷에 다 붙어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게 아니라던데요.
박예슬 장부가 인터넷에 있는데 바깥을 모른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닌가요?
신미혜 창문이 없는 방에 장부만 놓여 있는 것 같은 거예요. 방 안 일은 다 적혀 있는데 밖에 비가 오는지는 모르는 거죠.
왜 그렇게 만들었느냐가 저는 궁금했어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코인 장부는 여럿이 같은 걸 보고 같은 결론을 내야 굴러간다고 했어요. 앞서 장부를 누가 이어 쓰는지 알아봤을 때도 그 말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각자 밖을 내다보게 두면 사람마다 본 게 조금씩 달라진대요. 누구는 조금 먼저 보고 누구는 늦게 보고요.
그러면 같은 장부인데 답이 갈리는 거래요. 그래서 아예 밖을 못 보게 막아 뒀다던데요. 답이 갈리는 것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밖의 일이 필요할 땐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어요.
밖에서 벌어진 일을 안으로 적어 넣어 주는 자리를 따로 둔대요. 그걸 오라클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 이름으로는 체인링크라는 게 자주 나오더라고요.
신미혜 우체부를 하나 두는 거랑 같은 거예요. 방 안에서는 못 나가니까 밖 소식을 받아 적어 주는 사람이 필요한 셈이죠.
무슨 일을 받아 적느냐고 했더니, 환율처럼 바깥에서 정해지는 것들이나 어떤 일이 실제로 벌어졌는지 같은 걸 넣어 준다고 했어요. 그게 들어와야 조건이 맞으면 저절로 넘어가는 약속이 굴러간다던데요.
여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영상에서 그랬대요.
받아 적는 사람이 하나뿐이면 그 사람이 엉뚱하게 적어 넣는 순간 장부 안 일이 통째로 어긋난대요. 방 안에서는 밖을 못 보니까 틀렸는지 알 길이 없고요.
박예슬 그럼 그건 그 사람 말만 믿는 거잖아요. 그게 확인이 되나요?
그래서 여러 곳이 각자 가져오게 해 두고 가운데로 모아서 정한다던데요. 게다가 그 자리에 앉으려면 자기 몫을 걸어 둬야 하고, 엉터리로 적으면 걸어 둔 걸 깎는대요. 앞서 맡겨 두는 얘기를 알아봤을 때 나온 그 방식이랑 같은 거래요.
값을 다른 것에 묶어 둔 코인 얘기를 앞에서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그때도 결국 밖에서 확인해 줄 사람이 있느냐가 갈림길이었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느 오라클이 얼마나 성실한지, 가져오는 곳이 정말 여럿인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고 영상에서도 그렇게 말했어요.
코인 장부는 스스로 바깥을 못 본다는 것, 그건 답이 갈리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라는 것, 그래서 밖 소식을 넣어 주는 자리가 따로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를 한 곳에 맡기면 안 된다는 것.
저절로 굴러간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이제 하나를 물어봐요. 그 안다는 걸 누가 알려주느냐고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