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된 책 사이에서 사진 한 장이 나왔습니다. 색이 바랜 걸 보니 꽤 오래된 것이었어요.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더군요.
저는 그 사진을 분실물로 보관해 뒀어요. 아직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으셨어요.
우리는 매일 조금씩 바뀌어서 그 변화를 잘 못 느껴요. 그런데 사진은 어느 하루를 딱 멈춰 세워두죠.
그래서 몇 년 뒤에 보면 그 거리가 한 번에 보이거든요. 그 거리 때문에 마음이 이상해지는 겁니다.
옛날 사진을 보고 드는 감정은 대개 두 가지가 섞여 있죠. 좋았다는 마음과 그때로 못 돌아간다는 마음이요.
앞의 것만 있으면 사진 보는 일이 즐거워요. 뒤의 것이 커지면 무거워지죠. 그럴 때는 사진이 아니라 지금이 힘든 경우가 많더군요.
분실물 상자에는 사진 말고도 별게 다 들어옵니다. 손편지, 영수증, 아이 그림 같은 것들요. 책 사이에 뭔가를 끼워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지나간 날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날이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사람은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죠. 그게 편안해 보이는 이유죠.
지금의 저도 몇 년 뒤에 보면 같은 얼굴이겠죠. 그러니 지금이 초라해 보인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라 정보량의 차이입니다.
옛 사진을 다 지우는 분들도 있고 상자째 보관하는 분들도 있어요. 어느 쪽이 낫다고는 말 못 하겠어요.
다만 볼 때마다 힘들면 자리를 옮기시는 게 낫습니다. 안 보이는 곳에 두는 것도 버리는 것과는 다르니까요.
그 사진의 주인은 뒷면에 아무것도 안 적어두셨어요. 그래서 저는 그날이 언제였는지 영영 모릅니다.
지금 찍는 사진에는 한 줄만 적어두셔도 됩니다. 무엇을 기억으로 남길지는 지금의 내가 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