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여섯 권이 한 번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2주 뒤에 여섯 권이 같이 돌아왔어요.
단골 손님은 요즘 그런 모임이 많아졌다고 하시더군요. 어디선가 그런 얘기를 들으셨답니다.
모임 자체는 제가 못 봅니다. 다른 데서 만나시니까요.
제가 보는 건 대출 기록의 모양입니다. 같은 책이 한꺼번에 나가고 비슷한 날 돌아오는 것요. 그 모양이 예전보다 자주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혼자 읽으면 내가 걸린 자리만 남습니다. 같이 읽으면 남이 걸린 자리가 하나 더 붙죠.
여섯 명이 여섯 군데에서 멈췄다면 그 책은 여섯 배로 읽힌 겁니다. 반납하러 오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개 자기가 안 본 대목 얘기를 하시더군요.
함께 읽은 책은 두 번 읽힌다. 한 번은 눈으로, 한 번은 남의 말로.
혼자 읽는 책은 미뤄집니다. 약속이 걸려 있으면 다릅니다. 그날까지는 읽게 되죠.
그래서 완독률이 높습니다. 여섯 권 중 여섯 권이 다 읽힌 채로 돌아온 걸 보면 그게 보여요. 기한이 두 개인 셈입니다. 반납일과 모임 날짜요.
모임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말하기 싫은 날에도 말해야 하는 자리가 부담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럴 땐 혼자 읽으셔도 됩니다. 같이 읽는 게 더 나은 독서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저는 그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반납대에서 모임 얘기를 하다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저한테까지 옮기시죠. 그 얘기를 듣고 저도 그 책을 다시 편 적이 있습니다.
여섯 명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같은 책을 읽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다르더군요.
무엇을 누구와 읽을지는 각자 정하면 되는 일입니다. 저는 그 여섯 권을 다시 서가에 꽂아뒀고, 다음에 또 여섯 권이 한꺼번에 나가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