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손님이 웃으면서 그러시더군요. 뉴스를 보니 사서도 곧 없어질 직업이라던데요, 하고요.
저는 같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반납대 앞을 좀 더 자세히 봤어요.
무인 반납기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줄이 없을 때도 많아요. 그런데 그날 세 분이 굳이 사람 쪽에 서 계셨습니다.
한 분은 반납하면서 다음에 뭘 읽으면 좋겠냐고 물으셨고, 한 분은 지난번 책이 좋았다고만 말하고 가셨어요. 나머지 한 분은 아무 말도 안 하셨습니다.
책을 찾아드리는 건 기계가 더 빠릅니다. 그건 저도 압니다. 검색은 저보다 정확하죠.
그런데 무엇을 찾는지 모르는 채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검색창에 넣을 말이 없어서 사람에게 오시는 거예요. 그 말을 같이 찾는 게 제 일이더군요.
기계 앞에서 한참 서 계시다 결국 저에게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화면에 뭘 넣어야 할지 모르시는 거죠. 그럴 때 필요한 건 검색어가 아니라 같이 정리해 줄 사람이더군요.
답을 주는 자리는 대체된다. 그러나 질문이 아직 말이 되지 못한 자리는 남는다.
정리하고 분류하고 기록하는 일은 계속 기계 쪽으로 넘어가겠죠. 저는 그걸 막을 방법도 없고 막을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일이 넘어간 만큼 사람 쪽에 남는 일이 또렷해집니다. 반납대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신 그분에게 제가 한 건 그저 눈을 마주친 것뿐이었어요.
없어진다는 말을 오래 듣다 보면 일하는 사람 쪽이 먼저 지칩니다.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손을 놓게 되죠. 저는 그게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이 일이 몇 년 뒤에 어떤 모양일지는 제가 정하지 못합니다. 그건 훨씬 큰 데서 결정되겠죠.
대신 오늘 여기 오신 분이 사람 쪽 줄에 설지는 오늘의 제가 만듭니다. 제 자리가 남을지 아닐지를 걱정하는 대신, 오늘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