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냐는 말에 답이 잘 안 나오시죠. 저는 그게 나쁜 신호는 아니라고 봐요.
가게에서 제가 제일 자주 하는 질문이 이거예요. 그런데 이 질문이 은근히 어렵다는 걸 저도 알게 됐어요.
잘 지내냐는 건 사실 굉장히 큰 질문이에요. 요즘 전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는 거잖아요.
일은 그럭저럭인데 몸이 좀 안 좋고, 사람은 괜찮은데 마음이 좀 그런 날들을 어떻게 한마디로 정리해요. 그러니까 5초쯤 멈추게 되는 거예요.
멈추는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성실하게 답하려고 하시니까 멈추는 거더라고요.
몇 년 물어보다 보니 답이 몇 가지로 갈려요.
저는 어떤 답이 나와도 더 캐묻지 않아요. 캐물으면 답이 숙제가 되니까요.
손님이 저한테 되물으실 때가 있어요. 사장님은 어떠시냐고요.
그럼 저도 잠깐 멈춰요. 가게는 되고 있고 몸은 좀 피곤하고, 그런데 이걸 다 말하기엔 길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냥 똑같죠" 하고 넘겨요.
그러고 나서 좀 미안해요. 물어보는 건 잘하면서 답은 대충 하는 사람이니까요. 이건 제 흠이에요.
잘 지내시죠 하고 여쭤봤더니 한참을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러고는 "그런 것 같아요" 하셨어요.
그 답이 저는 좋았어요. 확신은 없지만 나쁘진 않다는 뜻이잖아요. 대부분의 시기가 사실 그렇고요. 그날 이후로 저는 그 답을 제일 정직한 답이라고 생각해요.
잘 지낸다는 걸 확신할 수 있는 시기가 인생에 몇 번이나 있겠어요.
오늘 누가 물어보면 "그런 것 같아요"라고 하셔도 돼요. 그것도 충분히 좋은 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