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 저는 별로 안 좋아해요. 그 말 듣고 부담 느끼신 분이 많으실 거예요.
카운터에서 이 얘기가 은근히 자주 나와요. 다들 뭔가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안 하고 있다고 하세요.
쉬려고 시작한 건데 어느새 해야 할 일이 되는 게 문제예요.
장비를 사고, 모임에 나가고, 실력이 안 늘면 신경 쓰이고요. 그러다 보면 퇴근하고 또 하나의 일이 생긴 거잖아요. 이러면 앞뒤가 바뀐 거예요.
쉬는 게 목적이었는데 목적이 사라지고 형식만 남는 거죠. 저는 이걸 여러 번 봤어요.
취미를 오래 하시는 분들에겐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반대로 오래 못 가시는 분들은 시작할 때 장비부터 사세요. 그리고 3개월쯤 뒤에 안 오세요. 아니, 오시긴 하는데 그 얘길 안 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취미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마감하고 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그냥 앉아서 아무 소리도 없는 데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예전엔 이게 문제인 줄 알았어요. 뭐라도 배워야 하나 싶었고요.
지금은 그게 제 쉬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남한테 설명하기가 어려울 뿐이에요. "쉬는 날 뭐 하세요" 하고 물으시면 여전히 대답이 궁색하긴 합니다.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셨다는 분이 있었어요. 카메라도 사시고 모임도 나가시고요.
3개월쯤 뒤에 접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표정이 나빠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홀가분해 보이셨어요. 그동안 주말마다 어디 가야 한다는 게 힘드셨대요.
지금은 그냥 산책하신대요. 그게 훨씬 낫다고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쉬는 방법이에요. 남한테 말하기가 어려울 뿐이지.
요즘 뭐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우시면, 그냥 안 하셔도 돼요. 급한 일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