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유리문 앞에서 손잡이를 잡았다 놓으신 분이 계셨어요. 그러고는 그냥 지나가시더라고요.
조금 뒤에 다시 오셨고, 또 지나가셨습니다. 세 번째에 들어오셨어요. 저는 계산대에서 그 세 번을 다 봤는데,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먼저 이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밖에서 망설이는 건 안에서 거의 안 보입니다.
카운터에 서 있으면 유리문 너머는 반사돼서 잘 안 보이거든요. 저녁이 되면 더 그래요. 안쪽 조명 때문에 밖이 까맣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밖에서 몇 분을 서 계셨든, 안에서는 문이 열리는 순간이 시작이에요.
이걸 알고 나면 좀 편해지신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물어본 적이 있어요. 왜 바로 못 들어오셨냐고요. 돌아온 대답이 거의 셋 중 하나였어요.
셋 다 남 눈치가 아니라 자기 자리를 미리 계산하는 일이에요. 여기 앉아 있어도 되는 사람인가를 문 앞에서 판정하고 있는 거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누가 들어오는지 세지 않아요.
문이 열리면 인사를 하고, 주문을 받고, 만들고, 내드립니다. 그 손님이 몇 분 만에 들어왔는지, 뭘 망설였는지는 제 일이 아니에요. 밤에는 특히 그래요. 밤에 오시는 분들은 대개 조용히 있고 싶어 하시니까 저도 말을 아낍니다.
혼자 오신 손님한테 제가 제일 신경 쓰는 건 말을 거는 게 아니라, 말을 안 걸어도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에요.
메뉴를 못 정해서 못 들어오시는 경우가 은근히 많아요. 이건 정말 안 그러셔도 됩니다.
들어와서 잠깐 볼게요, 하시면 저는 그냥 물 한 잔 놓고 물러납니다. 메뉴판 앞에서 오 분 서 계셔도 저는 다른 일 해요. 재촉당하는 기분 때문에 못 들어오시는 거라면, 그건 안 일어나는 일이에요.
정 어려우시면 오늘 뭐가 괜찮아요, 한마디면 됩니다. 그 한마디를 기다리는 게 제 자리예요.
이건 커피 얘기가 아니라 그냥 제가 본 것인데요. 한 번 들어오신 분들은 두 번째부터 안 망설이시더라고요.
처음이 어려운 거지 그 가게가 어려운 게 아니었던 거예요. 문 앞에서 재던 계산이 한 번 겪고 나면 근거를 잃으니까요. 별일 없었다는 경험이 제일 셉니다.
오늘 어느 문 앞에서 두 번 지나치셨다면, 세 번째엔 그냥 들어가 보세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것도 못 봤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