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소식을 전하러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분이 옆에서 축하한다고 하셨어요.
그 표정이 아주 잠깐 흔들리더군요. 저는 그걸 봤고, 못 본 척했습니다.
진심으로 반가운 마음과 내 처지가 겹쳐 보이는 마음은 동시에 생깁니다. 둘 중 하나만 있는 게 오히려 드물죠.
그런데 우리는 둘 중 하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마음이 들면 자기가 못난 사람 같아지고요.
멀리 있는 사람의 성공에는 아무 감정이 안 생깁니다. 비교는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과만 되거든요.
그러니 복잡한 마음이 든다는 건 그 사람이 나와 가깝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렇게 보면 좀 낫더군요.
함께 걷던 자가 앞서 갔을 때 흔들리는 것은, 그가 나와 같은 길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고 누르면 오히려 오래갑니다. 누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냥 지금 부럽구나, 하고 이름을 붙여두면 대개 며칠 안에 가라앉더군요. 인정하는 것과 그 감정대로 행동하는 건 다른 일이니까요.
마음이 복잡한 건 자유지만, 축하하는 자리에서 그게 드러나면 관계가 상합니다.
그날 그분은 끝까지 웃으면서 축하하셨어요. 흔들린 건 잠깐이었고요. 저는 그게 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느끼는 것과 하는 것을 나누신 거죠.
며칠 뒤에 그분도 좋은 소식을 갖고 오셨습니다. 그때는 먼저 합격하신 분이 축하하러 오셨고요. 순서가 있었을 뿐이었다는 게 그제야 보이더군요.
같은 자리에서 시작했다고 같은 날 도착하지는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몇 년을 보고 있으면 그게 아주 분명해요.
앞서 간 사람을 보고 내 시간표를 다시 짤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을 언제 할지는 내가 정해두면 되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