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시계를 계속 올려다보시던 분이 두 분 계셨습니다. 열람실에서요.
그날 자리는 몇 분 만에 찼죠. 두 분 중 한 분은 못 넣으셨더군요.
이 얘기가 여기서만 나오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뉴스에도 나오고, 옆 동 이웃도 신청하려다 놓쳤다고 하더군요.
저는 왜 이렇게 됐는지는 모릅니다. 이 건물 안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만 적어두죠.
예전에도 강좌는 있었죠. 다만 오시는 분들이 좀 달랐어요.
지금은 세 가지가 다 바뀌었더군요. 신청서에 적히는 이유 칸에 취미라고 쓰신 분이 눈에 띄게 줄었더군요. 대신 일에 쓰려고 한다는 말이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조심스럽습니다. 배울 데는 많거든요. 화면만 켜면 나옵니다.
그런데 반납대에서 지나가듯 들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혼자 보면 안 하게 된다고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로 가야 하는 것이 필요했던 거겠죠. 내용보다 약속이 필요했던 쪽에 가깝겠죠.
그리고 값이 안 든다는 게 큽니다. 배우는 데 돈이 드는 게 당연해진 자리에서, 안 드는 데가 여기 하나뿐이면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을 테고요.
강좌를 더 열면 되지 않느냐는 말씀을 듣죠.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런데 강의실이 하나뿐이죠. 진행할 사람도 정해져 있고 예산도 잡혀 있죠. 회차를 늘리면 그만큼 다른 걸 줄여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늘릴 수 있는 폭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는 그 목록을 붙이는 사람이라 못 들어온 분들 수를 압니다. 그 숫자를 볼 때마다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값이 없는 자리에만 줄이 서는 것은, 다른 자리에 값이 붙어 있다는 뜻이다.
배움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는 식으로 정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할 자리가 아니죠.
제가 아는 건 이 정도입니다. 배우려는 사람이 늘었고, 갈 수 있는 데는 그대로고, 그래서 몇 분 만에 마감됩니다. 못 들어간 분들은 그냥 돌아가시고요.
그 못 넣으신 분이 나가시길래 제가 붙잡고 한마디 했죠.
그 강좌에서 쓰는 책이 서가에 있다고요. 강좌만큼은 아니어도 시작은 할 수 있다고요. 며칠 뒤에 그 책을 빌려 가셨더군요.
여기는 강좌 자리는 몇 개 안 됩니다만 서가는 아무도 못 막습니다. 자리를 못 잡으신 날에도 빈손으로 나가실 필요는 없죠. 뭘 배우고 싶으신지만 말해줘요. 그건 제가 찾아드릴 수 있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