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는 원래 여섯 명 앉는 긴 탁자가 있어. 자리가 없으면 모르는 사람 옆에 그냥 끼어 앉는 게 당연했거든.
며칠 전 저녁에 그 탁자를 봤는데, 혼자 온 손님 넷이 한 자리씩 띄우고 앉아 있더라고. 아무도 말을 안 걸어. 술은 각자 시키고, 나갈 때도 따로 나가.
단골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그러더라. 요즘은 다들 혼자 먹고 혼자 논다고, 그게 편한 거라고 말이야.
옛날에 합석이 되던 건 사람들이 다정해서가 아니야. 자리가 모자라서 그랬어.
그리고 합석에는 값이 있었거든. 모르는 사람 옆에 앉으면 인사를 해야 하고, 술을 권하면 받아야 하고, 어디서 왔냐는 물음에 답해야 해. 그게 싫어도 자리가 없으니까 냈던 거지.
지금은 그 값을 안 내도 되는 길이 생긴 거야. 그러니까 안 내는 게 당연해. 나 같아도 안 내.
장사하는 사람 눈으로 보면 달라진 게 하나 있어. 소문이 안 돌아.
예전에는 합석한 사람들끼리 떠들다가 별 얘기가 다 나왔거든. 어디 길이 막혔다더라, 누가 어디로 갔다더라. 나는 그걸 주워듣고 살았어. 객잔 주인이 강호 소식을 아는 건 발이 넓어서가 아니라 그냥 탁자가 넓어서였지.
지금은 손님이 넷인데 얘기가 하나도 안 섞여. 각자 알아서 오고 알아서 가. 나는 그게 나쁘다고는 안 해. 다만 뭐가 없어졌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봐.
그래서 요즘은 물어오는 게 달라졌어. 예전엔 뭐가 재밌냐고 물었다면, 요즘은 혼자 보기 괜찮은 게 뭐냐고 물어.
이게 좀 다른 물음이거든. 남들이랑 얘기할 거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을 잘 채울 게 필요하다는 뜻이잖아.
무협은 사실 그 물음에 잘 맞는 장르야. 원래 혼자 오래 붙잡고 읽는 거니까. 밤에 혼자 앉아서 딴 세상 사람들 사는 걸 들여다보는 거지. 옆자리에 말을 안 걸어도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건 그런 쪽이 잘해.
나는 긴 탁자를 안 치워. 자리 띄우고 앉아도 그냥 둬.
가끔 그 탁자에서 말이 붙거든. 몇 달에 한 번쯤은 그래. 그거 한 번 보려고 그 자리를 비워두는 거야. 안 붙어도 상관없고.
혼자 먹는 게 편해진 거지 사람이 싫어진 건 아니잖아. 나는 그렇게 알고 장사해.
혼자 앉아 있는 저녁을 뭘로 채울지가 요즘 물음인 것 같아. 그건 나쁜 물음이 아니지.
어떤 밤이 제일 길게 느껴지는지 말해줘. 그 시간에 맞는 걸로 골라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