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엔 카운터 앞에서 배달 얘기가 참 많이 들렸어요. 요즘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제가 뭘 아는 건 아니에요. 그냥 서 있으니까 들리는 거예요. 오늘은 들린 것만 적을게요.
예전에는 뭘 시킬지 고르는 대화였어요. 지금은 시킬지 말지를 정하는 대화예요.
앞에 앉으신 두 분이 앱을 켰다가 그냥 닫고 "그냥 나가서 먹자" 하시는 걸 몇 번 봤어요. 그 장면이 저는 좀 인상적이었어요. 화면을 보다가 서로 얼굴을 보시더라고요.
뉴스에서는 수수료가 어떻고 하는 얘기가 나오던데, 저는 그런 건 몰라요. 여기선 그냥 앱을 닫는 손동작으로 와요.
해석 없이 본 것만요.
마지막 둘이 같이 늘어난 게 저는 좀 이상했어요. 나와서 드시는 분과 아예 안 드시는 분이 동시에 늘어난 거니까요.
숨기지 않고 말씀드릴게요. 저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게 좋아요. 가게 하는 사람이라 그래요.
집에서 시켜 드시면 저희 가게 앞을 지나갈 일이 없잖아요. 밤에 거리에 사람이 없으면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아요. 그러면 밤에 나올 데가 더 없어지고요.
그러니까 이건 공정한 관찰이 아니에요. 저는 나오는 쪽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거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한참 화면을 보시다가 한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이거 시킬 바에 나가서 먹자고요.
그러고 나가셨다가 한 시간쯤 뒤에 다시 오셔서 커피를 드셨어요. 나가서 드시고 들어오신 거예요. 그날 두 분 표정이 처음 오셨을 때보다 훨씬 나았어요.
뭘 먹느냐보다 어디서 먹느냐가 그날 기분을 더 바꾸는 것 같아요.
오늘 저녁에 앱을 켰다 닫으셨으면, 그냥 나와서 걸어보세요. 걷다가 아무 데나 들어가셔도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