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서 이웃 언니를 만났는데 방산, 방산 하면서 세 번을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언니도 웃기만 했어요. 저희 둘 다 뉴스에서 들은 말을 그냥 따라 하고 있었던 거예요.
집에 와서 남편한테 물어봤어요. 남편도 회사 동료한테 들은 거라면서 조심스럽게 옮겨주더라고요.
박예슬 그 동료분이 그 업계 사람이에요? 아니면 그분도 들은 거예요?
들은 거래요. 그래서 저도 여기 적는 건 전부 전해 들은 얘기예요.
제일 먼저 알아진 건 이거였어요. 방위산업은 물건을 사는 쪽이 개인이 아니라 나라래요. 저희처럼 마트에서 사는 게 아니라, 정부가 예산을 잡아서 산다던데요.
신미혜 그러니까 손님이 딱 하나인 가게인 셈이에요. 그 손님이 이번에 장을 볼지 말지가 전부인 거예요.
그래서 예산이 어떻게 잡히느냐, 국회에서 어떻게 되느냐 하는 절차가 다 붙는대요. 수출도 마찬가지라 상대 나라 정부랑 계약하는 일이 많고, 우리 정부 승인도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 같은 이름이 뉴스에 자주 붙는 것도 그래서래요.
이게 제일 이해가 안 갔는데, 남편 말로는 만드는 데 몇 년씩 걸린대요. 계약을 하고도 물건이 다 넘어가는 데까지 또 몇 년이 걸린다던데요.
그러니까 뉴스에 나올 만한 사건이 계약 소식밖에 없다는 거예요. 만드는 과정은 밖에서 볼 일이 없으니까요.
박예슬 그럼 계약을 얼마에 했는지는 나와요?
대부분 안 나온대요. 조건이 어떻게 붙어 있는지, 나중에 정비나 부품을 얼마나 오래 대주는지,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저는 여기서 물러설게요.
언니는 이 얘기를 듣더니 그냥 오래 걸리는 장사구나 하고 넘어가더라고요. 저도 비슷했어요.
배 한 척에 왜 몇 년이 걸리는지 알아본 날이랑 얘기가 비슷했고, 뉴스에 수주라고 나오면 무슨 뜻인지도 그날 같이 알아봤어요. 셋이 앉으면 한 칸씩은 채워지더라고요.
저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그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까지지, 그 다음은 아니래요. 저는 거기까지만 물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