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검이 부러지는 대목을 보다가 묻더라고. 그럼 이제 어디 가서 구하냐고.
나도 몰라서 같이 찾아봤어. 찾아보니 그 자리가 거의 안 나와.
명검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협의 검엔 이름이 붙는다고. 이름이 붙으면 그게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썼지.
그런데 그 검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대개 안 나와. 나오면 이 셋 중 하나야.
셋 다 만드는 장면이 없어. 이미 있는 걸 손에 넣는 거지.
무협 빈자리 얘기를 어제 적었어. 갑옷·부모·바다·농사·잠·노래가 안 나온다고. 여섯 다 겨루는 판을 멈추게 하는 것들이라고 썼지.
대장간도 같은 줄에 서. 만드는 걸 그리면 시간이 흘러야 해. 쇠를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데 며칠이 걸리잖아.
그 며칠을 그리면 붙어서 겨루던 긴장이 풀려버려. 그래서 안 그리는 거야.
재밌는 게 하나 있어. 대장간이 나오는 작품에선 그 대장장이가 그냥 사람이 아니야.
은거한 고수이거나, 옛날에 뭘 크게 만든 사람이거나, 성격이 괴팍해서 아무한테나 안 만들어주거나.
의원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협에 나오는 의원은 왜 다 괴짜냐고. 대장장이도 똑같아. 꼭 있어야 하는데 자주 안 나오는 자리는 한 번 나올 때 세게 나오더라고.
만드는 것보다 더 안 나오는 게 있어. 고치는 얘기야.
날이 나가거나 자루가 헐거워지면 손을 봐야 하잖아. 나도 국자 자루가 헐거워져서 몇 번을 고쳤어. 객잔 연장 얘기에 그걸 적었지.
무협에선 그게 없어. 부러지면 새로 얻지 고쳐 쓰는 대목이 거의 없어. 병기가 물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리라서 그런 것 같은데, 이건 내 짐작이야. 확인한 건 아니고.
정통무협 신무협 차이를 전에 적었어. 신무협은 정통이 안 그리던 걸 하나 그려 넣는 거라고.
그러니까 대장간이 길게 나오면 그 작품은 뭔가 다른 걸 하려는 거야. 만드는 사람 쪽에서 무림을 보겠다는 거니까.
무협 농사를 적을 때랑 같은 얘기지. 먹는 사람 말고 짓는 사람 쪽으로 돌리면 판이 달라 보여.
대장간 나오는 작품 있으면 알려줘. 그건 좀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