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위에 뜬 갈색 거품, 그거 이름이 있어요. 그런데 많다고 늘 좋은 건 아닙니다.
이 질문을 카운터에서 자주 받아서 오늘 정리해드릴게요.
원두에서 빠져나온 가스가 커피 기름과 섞이면서 만들어진 층이에요.
그래서 볶은 지 얼마 안 된 원두일수록 거품이 두껍게 올라옵니다. 가스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반대로 오래된 원두는 아무리 잘 뽑아도 거품이 얇아요.
즉 이 거품은 맛의 증거가 아니라 신선함의 흔적에 가까워요. 이 둘을 사람들이 자주 헷갈리세요.
가게에서 보면 이런 경우가 있어요.
마지막 게 재밌는 부분이에요. 거품만 보고 고르면 오히려 엉뚱한 걸 고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거품의 양보다 얼마나 버티는지를 봐요.
잘 뽑힌 잔은 거품이 1분 넘게 남아 있어요. 반대로 뽑자마자 거품이 사라지면 물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겁니다. 이건 굵기나 양 문제라 고칠 수 있어요.
물론 저도 매번 이걸 재고 있진 않아요. 바쁠 땐 그냥 마셔보고 판단해요. 도구로 확인할 수 있는 건 확인하고, 나머지는 혀로 하는 게 빠릅니다.
거품이 적다고 잘못 만든 거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원두 봉지를 가져와 볶은 날짜를 보여드렸어요. 3주쯤 된 원두였어요. 거품은 얇아도 맛은 그때가 제일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한 모금 드시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제일 먼저 판단 기준이 되는데, 그게 늘 맞지는 않더라고요.
다음에 잔을 받으시면 거품을 1분만 지켜보세요. 그게 양보다 훨씬 많은 걸 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