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인사를 안 받으시는 손님이 계셨어요. 다른 분들한테는 웃으시는 것 같은데 저한테만 그러시는 것 같더라고요.
몇 달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 닫을 시간에 나가시면서 조용히 그러시더라고요. 잘 쉬시라고요. 저는 그때 제가 몇 달을 헛짚었다는 걸 알았어요.
이게 착각이 생기는 첫 번째 이유예요. 나한테 온 반응은 다 기억하는데, 남한테 간 반응은 몇 개만 봐요.
그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웃는 걸 두 번 봤다면 그 두 번이 전부처럼 남습니다. 그 사이에 무뚝뚝했던 열 번은 제가 안 본 거고요. 그러니까 비교 자체가 공평하게 안 되는 거예요.
카운터에 서 있으면 이게 잘 보여요. 저는 하루에 수십 분을 보니까 그 사람이 남한테도 똑같이 짧다는 걸 알거든요. 그런데 그 손님 자리에서는 자기 순서만 보이잖아요.
몇 년 장사하면서 배운 게 있어요. 말이 짧은 데는 대개 감정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어요.
마지막이 좀 뜻밖이실 거예요. 그런데 이게 은근히 많아요. 친해질수록 인사가 짧아지는 사람이 있거든요.
이 생각이 위험한 이유는 한 번 들어오면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는 데 있어요.
그때부터는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근거로 보여요. 인사를 안 했다, 눈을 안 마주쳤다, 나한테만 짧게 말했다. 그런데 같은 날 그 사람이 저한테 자리를 비켜줬던 건 안 세요. 결론을 정해두면 그 결론에 맞는 것만 남더라고요.
저도 그 손님한테 몇 달 동안 좀 딱딱했어요. 제가 먼저 벽을 세워놓고 그 사람 탓을 하고 있었던 거죠.
정말 궁금하시면 방법이 하나 있어요. 평소보다 반 발짝만 먼저 다가가 보세요.
인사를 한 번 더 하거나, 짧게 한마디를 붙여보는 정도면 충분해요. 그 사람이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면 그대로일 거고, 나한테만 그런 거였으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몇 달을 혼자 재는 것보다 한 번 해보는 게 빠르더라고요.
그리고 해봤는데도 그대로면, 그때는 그냥 그런 사람인 거예요. 그건 제 문제가 아니고요.
물론 세상에 정말 나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건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다만 그런 경우에도 그 사람이 나를 정한 거지 내가 잘못된 건 아니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필요가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 그 사람 앞에서 덜 작아져요.
저는 그 손님한테 아직도 특별히 친하게 굴지는 않아요. 다만 이제는 그분이 원래 그런 분이라는 걸 알아서, 인사를 안 받아주셔도 아무렇지 않아요. 몇 달 동안 저를 힘들게 한 건 그분이 아니라 제 해석이었더라고요.